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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함박봉 황룡재~함박봉~깃대봉~국사봉~양촌 거사리, 6km(3시간20분) 황산벌을 내려다보는 조망이 멋진 논산 함박봉 예전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었으나.. 현재는 폐쇄된 상태.. 오전에 짬을 내서 올랐다가 연산에서 버스를 타고 캠백홈했다 나무 위에 말벌집 달린 것도 두 개 보고.. 이 시기에 돌아다니는 뱀도 봤으니.. 심심치는 않았던 산행.. 하늘이 아주 깨끗했던 하루.. 2021. 11. 17.
경주 토함산 불국사와 석굴암이 이산에 존재한다는 점 외에 산 자체의 매력은 별로 없는 평범한 육산이지만 경주를 대표하는 산..토함산에 한번은 올라야겠다는 욕심과.. 오래 전에 한번 가봤던 불국사가 어떻게 변모했을까.. 하는 호기심 때문에 간건데.. 의외로 석굴암에서 불국사도 내려가는 길 양쪽의 단풍나무가 아주 좋았다 이곳의 단풍 색조는 지금 한창 빛을 발하고 있었고.. 불국사도 대웅전과 다보탑.석가탑 외엔 전혀 몰라볼 정도로 주변이 달라진 모습... 하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20 년이 지나서 왔으니... 내 생전 언제 또 다시 불국사를 찾을까 싶어서.. 하나하나 꼼꼼히 눈에 넣고 내려왔다(석굴암 내부 구경은 시간상 생략) 출발지점(점마을)에서 토함산 정상까지 5km 토함산에서 석굴암까지 1.4km, 석굴.. 2021. 11. 16.
갑천길(도안대교~가수원교) 가을이 깊어지자 해는 남쪽 길로 돌아가고 북쪽 창문으로는 참나무 숲이 집과 가까워졌다 검은 새들이 집 근처에서 우는 풍경보다 약속으로 가득한 먼 후일이 오히려 불길하였다 날씨는 추워지지만 아직도 지겨운 꿈들을 매달고 있는 담장 밖의 오래된 감나무에게 작별인사를 한다 이제 나는 숲이 보여주는 촘촘한 간격으로 걸어갈 뿐이다 여러 참나무들의 군락을 가로질러 갈 때 옛사람 생각이 났다 나무들은 무엇인가를 보여주려고 자꾸 몸을 뒤지고는 하였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길쭉하거나 둥근 낙엽들의 기억에 관한 것밖에는 없다 나는 내가 아는 풀꽃들을 떠올린다 천천히 외워보는 지난 여름의 그 이름들은 그러나 피어서 아름다운 순간들에만 해당한다 가끔 두고 온 집을 돌아보기도 하지만 한때의 정처들 어느덧 숲이 되어가는 폐가.. 2021. 11. 11.
수락계곡~군지골~마천대~케이블카~대둔산휴게소 비에 우박에 바람까지.. 이런 날 뭐 볼 게 있다고 산엘 갔는지 모르겠다 얼마 남지 않은 단풍 마저도 비바람에 다 떨어지고.. 평일 치곤 산객들이 제법 많았다 단체 산행 온 팀도 있었고.. 바닥이 너무 미끄러워서 낙조대는 생략하고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내려갔는데.. 강풍 때문에 운행을 하지 않아서 한 시간을 기다렸다 바람이 잦아질 때까지.. 케이블카 기다리며 오뎅국물에 소주 일병.. 내려와서 인삼튀김 안주로 소주 일병 더.. 대둔산휴게소에서 15:05 분 발 34번 버스를 타고 귀가. (갈 때 - 가수원도서관 앞에서 21번 버스 09:35 승차) 수락계곡~군지골~마천대~케이블카~기동~대둔산 휴게소, 7km(3시간20분) 2021. 11. 9.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파른 현실을 올라가면 그 곳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이 있다 나는 그 사람의 숨결과 그림자와 눈물을 사랑한다 눈 날리는 하늘가에서 아이들이 방방 뛰놀듯이 나는 그사람의 마당과 지붕과 하늘을 거닐고 있다 메마른 골목을 쭈욱 따라가면 그곳에서 따뜻한 밥을 지어먹고 사는 사람이 있다 나는 그 사람의 반찬과 밥을 숟가락질 한다 어둠이 내려와 서성거리는 하늘밑 집, 그 집 방의 이불 속에 내 귀와 마음을 숨기고 그 사람에게 내 첫정을 아뢰고 싶다 눈 내린 가파른 현실을 올라가다 미끄러지고, 엎어져 첫눈을 원망도 했다 그러나 첫눈에 많은 설레임을 앓으며 가끔 냉대한 길가에 주저앉고 싶기도 하고 미끄럼 타고 세상 저 밑으로 가고 싶기도 했지만 하늘밑 그 집에서 잠 자는 그 사람이 그리웠다 나는 그 사람의 새하얀 눈물.. 2021. 11. 8.
귀로 돌아오는 길은 늘 혼자였다 가는 겨울해가 질 무렵이면 어김없이 내 마음도 무너져왔고, 소주 한 병을 주머니에 쑤셔 넣고 버스를 타는 동안에 차창 밖엔 소리없이 눈이 내렸다 그대를 향한 마음을 잠시 접어 둔다는 것, 그것은 정말 소주병을 주머니에 넣듯 어딘가에 쉽게 넣어 둘 일은 못 되었지만 나는 멍하니 차창에 어지러이 부딪쳐오는 눈발들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2021. 11. 7.
강물을 따라 걸을 때 강물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흐르는거야 너도 나처럼 흘러봐 하얗게 피어있는 억새 곁을 지날 때 억새는 이렇게 말했네 너도 나처럼 이렇게 흔들려 봐 인생은 이렇게 흔들리는 거야 연보라색 구절초 곁을 지날 때 구절초꽃은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한번 피었다가 지는 꽃이야 너도 나처럼 이렇게 꽃 피어봐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지날 때 느티나무는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뿌리를 내리고 그 자리에서 사는 거야 너도 나무처럼 뿌리를 내려 봐 하늘에 떠 있는 구름 아래를 지날 때 구름은 나를 불러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별 게 아니야 이렇게 허공을 떠도는 거야 너도 정처없이 떠돌아 봐 내 평생 산 곁을 지나다녔네 산은 말이 없네 한마디 말이 없네 김용택 Marianne Faithful.. 2021. 11. 7.
내장산(남창에서 내장터미널까지) 2021년 마지막 단풍산행이었는데..사람이 너무 많아서 단풍 구경은 하는 둥 마는 둥.. 정신없이 내려오고 말았다산 위의 단풍은 이미 다 져버린 상태이고.. 내장사에서 내장 터미널로 내려오는 도로변(3km)의 단풍은 볼만한 상태..  오늘의 미세먼지는 거의 최악이라 할만한 수준..어쨌거나 남창에서 내장산으로 넘어오는 새재길을 늦은 가을에 한 번 넘고 싶었는데..올해  그 목표를 이룬데 의미를 두고 싶다  남창주차장~새재갈림길~장성새재~순창새재~소둥근재~까치봉삼거리~신선봉~신선봉삼거리~내장사~내장산 공용터미널, 14.8km(6 시간) 2021. 11. 5.
자작나무 자작나무처럼 나도 추운 데서 자랐다 자작나무처럼 나도 맑지만 창백한 모습이었다 자작나무처럼 나도 꽃은 제대로 피우지 못하면서 꿈의 키만 높게 키웠다 내가 자라던 곳에는 어려서부터 바람이 차게 불고 나이 들어서도 눈보라 심했다 그러나 눈보라 북서풍 아니었다면 곧고 맑은 나무로 자라지 못했을 것이다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몸짓 지니지 못했을 것이다 외롭고 깊은 곳에 살면서도 혼자 있을 때보다 숲이 되어 있을 때 더 아름다운 나무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도종환 Blåmann (Lost Sheep) - Sigmund Groven 2021. 11. 4.
순창 강천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는 말이 있지만.. 강천산 단풍은 명불허전.. 소문만큼이나 고왔다 평일인데도 등산객이 엄청 많았고.. 주차장은 만차상태.. 위드코로나가 이곳에도 영향을 미친건지 식당마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니.. 들어가기가 망설여진다 이번 주말 강천산은 또 얼마나 많은 차와 사람들이 모일까? 금성산성 쪽에서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인데.. 코스 무난하고 볼거리 충분하고 단풍 좋았고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던 하루.. 사람 많은 곳 갔다가 코로나만 안 걸리면 좋겠다 조심은 최대한 하느라고 하지만.. 버스 같이 탔던 사람중에는 어제 벌써 부스터샷을 맞았다는 사람이 있었는데.. 1,2차 접종 때 보다 팔이 무척 아프다고... 2021. 11. 2.
동학사~관음봉~연천봉~갑사 오랜만에 계룡산을 찾았더니.. 여러가지 변화가 있었다 동학사에서 관음봉으로 오르는 길에 585개나 되는 계단이 새로 생긴 것.. 금년 4월에 은선폭포 근처에서 낙석사고 발생.. 15톤이나 되는 바위가 굴러서 탐방로 일부가 붕괴된 것.. 그 사고 때문에 기존 등로를 폐쇄하고 새로 우회로를 만들었는데 계단이 무려 585개나 된다 관음봉 삼거리 직전의 계단까지 포함하면.. 무려 1 천개가 넘는 계단을 올라서야 관음봉에 도달한다는 얘기.. 관음봉 코스는 그야말로 계단지옥이 되어버렸다 관음봉 삼거리에 있는 '긴급재난 안전쉼터' 건물도 처음 본 것이고.. 어쨋거나 계단이나 데크 같은 게 자꾸만 생기는 건 전혀 반갑지는 않은 현상.. 계룡산 단풍이 이제 절정이지만 원래 단풍으로야 그다지 내새울 게 없는 산이라.. 동.. 2021. 11. 1.
비가 내리는 날에는.. 비가 내리면 몰래 밖으로 나가 슬그머니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맨발에 운동화 차림이어도 당장 목적지가 없어도 좋습니다. 가다보면 저녁쯤엔 필시 어딘가에 닿겠지요 비가 내리는 날엔 바다든 산이든 어느 낯선 소읍이든 한가지 톤으로 제 무게를 빼고 떠 있습니다. 모든 풍경들이 감광지를 통해 내다보는 세상처럼 아득한 거리를 두고 자전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런 날은 허름한 시골 식당에 앉아 김치전에 흰 막걸리를 마시고 싶습니다 혼자여도 그만입니다 유리창 밖으로 내다 보이는 풍경처럼 나 또한 스스로 가라앉아가면 그뿐입니다 비 내리는 날. 떠날 수 없다면 누군가를 불러내 포장마차에 앉아 장어구이에 소주를 마시는 것도 그럴듯 합니다 포장마차는 누군가 둘이면 좋겠고 말 없는 친구이면 더욱 좋습니다 딱딱하고 좁다란 나무 .. 2021. 10. 31.
속리산 꼬불길 나는 둘레길 걷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아직은..힘들게 땀 흘리고 걷고난 후의 희열이랄까.. 그런 걸 느끼기에 둘레길은 2% 부족하기 때문에 나이를 더 먹어서 체력의 한계를 실감할 때가 오면.. 힘든 산행 보다 적당히 운동이 되는..둘레길 걷기 정도로 만족해야할 때가 올지도 모르지만..  아니 곧 그렇게 될 것 같다 나날이 저질이 되어가는 나의 체력을 감안해 보면..속리산 꾸불길은 산 중턱을 깎아서 임도 형태로 조성한.. 대전 보문산의 순환숲길과 거의 흡사했다보문산에서는 서대산이나 식장산이 보이는 데 반해.. 꼬부랑길에서는 속리산 주봉들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온다는 점과 꼬부랑길이 코스가 조금 짧다는 점외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청도지역에선 보지 못 했던 단풍이 며칠새 무척 화려해졌다  오늘 적당히 걷.. 2021. 10. 29.
빈 마당을 볼 때마다 빈 마당을 볼 때마다 너는 서 있다 빈 마당을 볼 때마다 너는 어느 꽃나무 아래 앉아 있다 빈 마당을 볼 때마다 너는 풀잎 끝에서 흔들리고 있다 꽃이 시들고 있다 이미 무슨 꽃인지도 모르겠다 그 속에서도 너는 있다 빈 하늘을 볼 때마다 너는 떠 있다 빈 마당을 볼 때마다 너는 서 있다 훌쩍 서 있다 나는 저 마당보다도 가난하고 가난보다도 가난하다 나는 저 마당가의 울타리보다도 가난하고 울타리보다도 훌쩍 가난하다 - 가난은 참으로 부지런하기도 하다 빈 마당을 볼 때마다 너는 없다 빈 마당을 볼 때마다 너는 없고 너는 훌쩍 없고 없고 그러나 내 곁에는 언제나 훌쩍 없는 사람이 팔짱을 끼고 있다 - 빈 마당을 볼 때마다 나는 하나뿐인 심장을 만진다 장석남 Frédéric Burgmueller-Nocturne-.. 2021. 10. 28.
청도 남산 청도반시는 한재 미나리와 함께 청도를 대표하는 특산물.. 올해는 해걸이를 하는 감이 많이 열리는 해라는데.. 감값이 폭락 수확기가 된 감을 따지 않고 방치하는 농가가 많다고.. 돈 안되는 감나무를 뽑아버리고 복숭아를 심는 농가도 있고.. 나무마다 주렁주렁 열린 감을 보면 기분이 좋아야 할텐데.. 시름부터 생긴다고.. (감농사 짓는다는 기사님의 말씀) 청도읍성을 들려보려고 남산산행은 밤티재에서 부터 시작했다 밤티재에 생긴 전원주택단지(한송마을)에서 삼면봉과 남산을 거쳐 청도읍성까지 거의 직선로.. 가볍게 산행 마치고 읍성 주차장 옆에 있는 한옥카페 '꽃자리'에서 대추차를 마시고 대전행 기차에 올라탔다 삼면봉에서 바라보는 영남알프스 고봉들이 근사했지만.. 어디가 어딘지 봐도 정확히는 모르겠다는.. 2021.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