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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대전外)544

울산 가지산 오랫동안 나는 산길을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산이 있음에 고마워하고 내 튼튼한 두 다리를 주신 어버이께 눈물겨워했다. 아무 생각 없이 걸어가는 일이야말로 나의 넉넉함 내가 나에게 보태는 큰 믿음이었다 자동차가 다녀야 하는 아스팔트 길에서는 사람이 다니는 일이 사람과 아스팔트에게 서로 다 마음 안 놓여 괴로울 따름이다 그러나 산길에서는 사람이 산을 따라가고 짐승도 그 처처에 안겨 가야 할 곳으로만 가므로 두루 다 고요하고 포근하다 가끔 눈 침침하여 돋보기를 구해 책을 읽고 깊은 밤에 한두 번씩 손 씻으며 글을 쓰고 먼 나라 먼 데 마을 말소리를 들으면서부터 나를 맞이하는 것 알아차린다 이 길에 옛 일들 서려 있는 것을 보고 이 길에 옛 사람들 발자국 남아 있는 것을 본다 내가 가는 이 발자국도 그 위에 포개.. 2022. 9. 24.
무주 적상산(안국사) 서창~적상산~향로봉~안렴대~안국사~적상산 전망대~천일폭포~머루와인동굴 입구~내창마을~외창 버스 정류장 20.1km, 6시간 30분 14호 태풍 난마돌의 영향인지.. 하루 종일 강풍에 습기를 머금은 안개가 적상산 정상을 완전히 뒤덮고 있다 하산할 때까지 맑은 하늘을 보기가 어려웠지만 그나마 비가 안온 건 다행.. 늦더위도 이제 설설 물러가는 것 같다 안국사에서 차도로 걸어내려오다가 힘이 들면 택시를 부르려고 했으나.. 어쩌다 보니 산 아래 내창교까지 무려 10.5km를 더 걸어버렸다 오버 페이스가 됐는지 몹시 피곤해서 저녁은 생략하고 컴백홈.. 2022. 9. 19.
곡성 봉두산(태안사) 가을 앞에서 이젠 그만 푸르러야겠다 이젠 그만 서 있어야겠다 마른 풀들이 각각의 색깔로 눕고 사라지는 순간인데 ​ 나는 쓰러지는 법을 잊어버렸다 나는 사라지는 법을 잊어버렸다 ​ 높푸른 하늘 속으로 빨려가는 새 물가에 어른거리는 꿈 ​ 나는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 조태일 봉두산 보다는 태안사를 보고 싶어서 갔는데.. 별 특징이 없는 전형적인 육산.. 오늘은 버섯은 쳐다보지도 않고 산행에만 전념했다 배낭이 이미 너무 무거워졌으니까 시종 키큰 대숲을 헤치고 걷는 산이라 조금은 지루하고 피곤했다 태안사는 천년사찰 답게 볼게 많았지만 2022. 9. 15.
곡성 곤방산&천덕산 전국의 산을 다니다 보면 묘하게 마음을 끄는 산들이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 다시 찾은 곡성의 곤방산이 그런 산들 중 하나.. 늦더위에 고전을 했으나 기대만큼 즐거운 산행을 하고 덤으로 제철 버섯도 먹을 만큼 수확을 했으니 일거양득의 산행.. 능이철을 맞아 산에는 버섯 따러온 사람이 많았는데.. 대풍을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능이 수확이 다들 시원찮아 보였다 온도가 안 맞았다는 얘기도 있고 너무 잦은 비 때문이라는 사람도 있는데.. 누구 말이 맞는건지 모르겠다 2022. 9. 15.
태고교~오대산~생애대~낙조대~수락계곡 풀이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는 처서가 지나고 내일은 찬 이슬이 맺힌다는 24 절기중 15번째인 백로.. 오늘 산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제법 서늘했다 계곡물에 발 담그고 30초 버티기도 어려웠다 태풍 힌남노까지 지나가고 나니 완연한 가을 느낌.. 태고교~오대산~장군약수 갈림길~생애대~낙조대~낙조대 산장~수락계곡 주차장 7.1 km, 5시간 10분 09:35 가수원도서관 앞에서 21번 버스 15:35분 수락계곡 종점에서 21번 버스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내가 꽃피는 일이 당신을 사랑해서가 아니라면 꽃은 피어 무엇하리 당신이 기쁨에 넘쳐 온누리 햇살에 둘리어 있을 때 나는 꽃피어 또 무엇하리 또한 내 그대를 사랑한다 함은 당신의 가슴 한복판에 찬란히 꽃피는 일이 아니라 눈두덩 찍어내며 그대 주저앉는 .. 2022. 9. 7.
영동 삼봉산(3번째 버섯산행) 싸리버섯을 부탁하는 분이 있어서 나선 길.. 송이싸리나 보라싸리는 거의 보이질 않고 거의 잡싸리만.. (이틀만 소금물에 울거서 먹으면 식감은 잡싸리가 더 좋다) 최소 5kg 이상 채취했으니 작은 량은 아닌데.. 오늘도 하산하다가 엄청 큰 살모사를 밟을 뻔.. 장화를 신고 다니던지 해야지 불안하다 갈 때마다 만나니... 다음에 간다면 산막리 천만산 쪽이 될 텐데.. 오늘 삼봉산 임도를 오르다 버섯 채취하는지 감시하러 다니는 차량을 봤다 (차창을 열고 버섯 따러 오신 거 아니죠? 하고 물어본다) 돈 되는 능이나 송이 채취가 목적이 아니니까 상관없지만 약간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 영동군의 능이는 아직.. 새벽 기온이 15도 이하로 떨어져야 하는데.. 아직은 요원하다 잘 찾으면 동전만한 건 볼 수도 있겠지.. 2022. 9. 4.
보은 속리산 산행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지겹게도 내리는 비.. 7월 장마로 시작된 비가 8월에도 오락가락 하더니 9월에도 시작부터 비슷한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젠 태풍까지 보태졌으니.. 우중산행을 참 싫어하는데 산에 가는 날을 내 맘대로 선택할 수 없는 처지라.. 나서긴 나섰으나 정말 개고생이다 팬티까지 흠뻑 젖은 채로 아무 것도 안 보이는 산을 걷는 건.. 정말 낙이 없는 산행 그나마 찌개에 넣을 버섯 조금 채취한 걸 위안 삼아야지.. 소주 몇병 마실 안주로는 충분하고 넘친다 이 정도면.. 2022. 8. 31.
월성봉 어느 시인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면 가을이다...라고 했던가? 요즘 들어 자꾸만 남도가 그립고 지리산 능선 생각이 간절하니 가을이 멀지 않은가 보다 하긴 한낮의 태양이 여전히 뜨겁지만.. 처서 지나고 부터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으니.. 100세를 눈 앞에 둔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처지라 마음대로 떠날 수도 자고 오는 것도 쉽지가 않고 1~2 시간 거리에 있는 산을 찾아서 짧게 당일 산행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가끔은 자유롭게 다니는 사람들이 부러운 건 사실이다 부러우면 지는 건데... ㅋ 수락상회~신고운능선~팔각정~월성봉~법계사 입구, 4.3km(2시간 30분) 2022. 8. 28.
금산 진악산 2번째 버섯산행 봉숭아 우리가 저문 여름 뜨락에 엷은 꽃잎으로 만났다가 네가 내 살 속에 내가 네 꽃잎 속에 서로 붉게 몸을 섞었다는 이유만으로 열에 열 손가락 핏물이 들어 내가 만지고 간 가슴마다 열에 열 손가락 핏물자국이 박혀 사랑아 너는 이리 오래 지워지지 않는 것이냐 그리움도 손끝마다 핏물이 배어 사랑아 너는 아리고 아린 상처로 남아 있는 것이냐. 도종환 진악산 보석사 천년 은행나무 주변엔 벌써 꽃무릇이 피기 시작했다 가을이 온다는 신호.. 2번째 버섯 산행은 보석사에서 영천암을 지나 음수골 임도 주변을 두어 시간 뒤지다 왔는데.. 산돼지가 파헤친 흔적만 여기저기.. 쓸만한 버섯은 별로 보질 못했고.. 잡싸리와 영지 그리고 흰턱수염버섯 조금 채취했다 음수골 너머에 꽤 근사한 잣나무숲이 있는 줄 진작에 알았다면 7.. 2022. 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