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월의 태안 신두리해수욕장 이제 바다를 찾아가 보자 바닷가에 가면 우선 손님이 한 명도 없는 적막한 호텔이나 여관의 방을 빌려 보라 방이 스무 개나 서른 개 혹은 그 이상 있는 건물에 완전히 혼자 있게 되면, 거의 유령이 나올 듯한 무시무시한 느낌이 들거다 방의 문을 활짝 열어 젖히고, 부지불식간에 후딱 가버린, 지난 여름날의 이야기들이나 겪었던 일들을 느끼고 생각해 보라 마치 그 자리에 다시 서 있는 것처럼... 아, 나는 그 시절 얼마나 오만했으며, 슬프거나 외로웠던 일들은 또 얼마나 많았고, 기쁜 일은 또 얼마나 되었던가! 아, 거짓된 마음으로 얼마나 많은 사랑의 맹세를 했으며, 또 얼마만큼 진실되게 사랑을 약속했던가! 아, 나지막한 웃음소리와 더불어 시끄러운 웃음소리가 울려오는구나! 아, 그 시..
2009.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