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글

사랑은...

by 류.. 2009. 11. 14.

 

 

 

이번
어느 가을날,
저는 열차를 타고
당신이 사는 델 지나친다고

편지를 띄웠습니다

5시 59분에 도착했다가
6시 14분에 발차합니다


하지만
플랫폼에 나오지 않았더군요
당신을 찾느라 차창 밖으로 목을 뺀 십오 분 사이
겨울이 왔고
가을은 저물 대로 저물어
지상의 바닥까지 어둑어둑해졌습니다


       


       

       

       

       

      사랑은 그런 의미에서 기차다
      .

      함께 타지 않으면 같은 풍경을 나란히 볼 수 없는 것.

      나란히 표를 끊지 않으면 따로 앉을 수 밖에 없는 것.

      서로 마음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같은 역에 내릴 수도 없는 것.

      그 후로 영원히 영영 어긋나고 마는 것.

       

       -이병률의 산문집,<끌림>중에서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도 그러했었다  (0) 2010.01.14
    첫눈 오는 날 만나자  (0) 2009.11.28
    11월  (0) 2009.11.03
    가을은...  (0) 2009.09.25
    가을  (0) 2009.09.2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