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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113

자운영 그대 잠든 새벽길 걸어 자운영 꽃을 보러 갔습니다. 은현리 새벽길 아직 꽃들도 잠깨지 않은 시간 입 꼭 다문 봄꽃들을 지나 자운영 꽃을 보러 갔습니다. 풀들은 이슬을 달고 빛나고 이슬 속에는 새벽이 빛났습니다. 붉은 해가 은현리를 밝히는 아침에 그대에게 꽃반지를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자운영 붉은 꽃반지를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처음 사랑의 맹세를 했던 그 시간으로 돌아가 그대 앞에 가슴 뛰는 소년이 되어 그대 고운 손가락에 자운영 꽃반지를 묶어주며 다시 사랑을 약속하고 싶었습니다. 내게 자운영 꽃처럼 아름다운 그대 늘 젖어있어 미안한 그대 손등에 내 생애 가장 뜨거운 입을 맞추며 -그대에게 자운영 꽃반지를 / 정일근 생애의 어느 한때 한순간, 누구에게나 그 한순간이 있다. 가장 좋고 눈부신 한때. .. 2008. 4. 21.
더덕, 싹이 나다 4/3, 하동 화개장터에서 사온 더덕.. 그 중 2뿌리를 빈 화분에 심어두고 잊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 화분에 물을 주다 보니..어느새 연두빛 싹이 올라와 있다 하나는 크게 또 하나는 작게... 5월이 되면 무성하게 자라서..베란다 창을 타고 오르고.. 여름이면 왕관모양의 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갈수록 푸른색이 좋아진다 특히 파릇파릇한 연두색이.. 2008. 4. 18.
각시붓꽃 꽃가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예용 붓꽃과 달리 그 크기가 아주 작은 우리의 야생화입니다 작고 예쁜 새색시라는 의미의 '각시'가 붙어 있으니 매우 작은 줄 짐작은 하겠지만 실제로 풀 전체를 다 해도 손바닥보다 작은 경우가 많은 꽃입니다 거의 땅바닥에 바짝 붙어 핍니다 우리 꽃이름 중에서 '각시'라는 말이 붙은 것은 대체로 '작고 여리다','새색시처럼 아름답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데 이 꽃의 아름다움이야 이름에서도 벌써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가녀린 풀잎과 처연한 보라색의 단아한 꽃잎이 흔들리는 바람부는 봄날이면, 왠지 내 곁을 떠나간 사람에 대한 아련한 추억에 가슴이 메입니다 그 황홀한 아름다움을 혼자만 알고 있어야 한다는 외로움 때문이겠지요 아름다움이야 혼자 아는 것도 행복한 비밀이지만 함께 즐길.. 2008. 4. 9.
산수유 나의 마음을 들킬까 항상 두려웠다 손을 잡을 때도 그 눈빛에 키스할 때도 언제나 내 마음의 눈은 그대 심연의 못에 있었다 아직은 그대에게 고백할 말이 없지만, 혹여 이 늦은 밤 할 말이 있을지 몰라 가슴 속에는 늘 하얀 편지지 몇 장을 갖고 다녔다 내가 편지를 쓰는 날은 목련꽃이 필 때 쯤이거나, 산수유꽃 계곡마다 봄빛으로 피어오를 때 일 것이다 이 겨울은 너무 춥고 쓸쓸해서 편지를 쓸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채곡채곡 쌓아둔 바람 몇 점, 책갈피 속에 잠겨놓은 낙엽의 추억이 파리해질 때 쯤 아마도 강물이 풀리고, 강 어귀마다 물새떼 둥지를 틀 때 쯤, 그리운 이 사무치게 보고 싶어지면 나도 편지를 쓸 지 모른다 그래, 우체통 힘겨운 우체부 아저씨의 오토바이 소리만 들어도 눈물이 날 것 같은 그 기억들은 사.. 2008. 2. 28.
복수초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 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 이성부의 ‘봄’ 중에서 2008. 2. 24.
홍매화 수저같이 아귀같이 푸른 잎들 새로 돋는 봄날에 하루 종일 우두커니 부엌 창 앞에 서서 쏟아지는 물 잠그지도 못한 채 서서 두 손 떨군 채 낮고 작은 창 내다보다 핑 눈물이 도네 노란 봄 스웨터 환한 색깔옷들 아무리 가져다 입어도 낡은 겨울 검정 외투처럼 스스로 무겁고 초라해서 살아와 지금껏 단 한 번도 누군가 잘.있.는.지. 물어봐주지 않은 듯 어떤 날에는 자꾸 눈물이 나서 잘.있.는.지..... 자꾸 눈물이 나서..... -어떤 날에는/김경미 2008. 2. 24.
동백나무 “왜? 나만 불행한가!” 라고 느낄 때 백련사 겨울 동백 숲에 들어볼 일이다 멀리서 보면 그윽한 평화 아래 눈부시게 아름다운 숲 그 은밀한 내면을 읽어볼 일이다 빛과 어둠의 경계를 이루어 절름절름 걸어가는 계곡을 따라가서 빛 한 점 닿지 않은 한그루 동백으로 마주 서보는 것이다 그 무거운 어둠 속에서 부러지고 잘린 제 상처를 스스로 치유해가면서 온몸에 단단한 혹을 달고 있는 뼈아픈 말씀을 들어보는 것이다 한줄기 빛 찾아 온몸으로 기어오르다 구렁이가 된 그들의 몸뚱이를 보듬어 보는 것이다 남녘의 겨울이 따뜻한 것은 그 고통스러운 제 몸에 불을 지펴 타닥타닥 태우다 눈 위에 떨어진 꽃마저 제정신을 잃지 않음이니 그 기백을 가슴에 담아 볼 일이다 땅끝으로 유배 온 동백이 지피는 열기로 푸르게 다시 일어서는 봄.. 2007. 12. 14.
석류 대표적인 여성의 과일이라는 석류.. 석류 씨에는 천연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들어 있어 피부미용에 아주 좋고 호르몬 불균형으로 고통 받는 갱년기 여성들에게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맛있게 잘 익은 석류로 껍질이 갈색에 가깝고 겉이 약간 갈라져 속이 조금씩 보이는 것이 상품 사시사철 과일가게에 진열돼 있는 석류는 대부분 터키와 이란에서 수입된 것이며 국내산 석류는 가을 수확기 10월에만 나온다 유자로 유명한 전남 고흥군이 최근엔 석류 주산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고흥군에서 생산되는 석류량은 전남의 90%인 200톤 가량 올해 석류의 가격은 상품 한개 5천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대단히 비싼 과일.. 배스낚시 때문에 내가 가끔 찾는 고흥 포두면의 해창만수로.. 인근 평촌마을이(포두면 상포리) 고흥에서도 석류.. 2007. 10. 28.
부겐빌레아 꽃말은 정열.. 나팔꽃처럼 덩굴을 뻗으며 자라는 분꽃과 식물이다 꽃처럼 보이는 붉게 물든 부분은 사실은 잎.. 진정한 꽃은 노란색을 띤 작은 백색의 작은 꽃으로 붉은 잎이 감싸고 있기 때문에 눈에 잘 띠지 않는다 그래서 부겐빌레아라고 하면 붉은 꽃잎이 떠오르게 되는 것.. 속명의 Bougainvillea는 이 식물의 최초 발견자인 프랑스의 항해가 De Bougainville씨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기에 속하는 식물은 총 14종이며 남아메리카 지역의 열대 및 아열대 지방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오래 전 하와이에 갔을 때 처음 봤던 꽃.. 어찌 보면 조화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천박하기까지 한 꽃.. 그 때 나는 이 꽃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 너무 화려한 색깔과 모양이 내 취향과는 전혀 맞지 않.. 2007. 10.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