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4890 유령같은 사랑 유령 같은 사랑. 당신은 그런 사랑을 해본 적이 있는가. 나는 그렇게 유령 같은 사랑에 시달리고 있었다. 형체도 없고 소리도 없고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죽음 같은 사랑. 나는 사랑을 하였지만 그것은 나의 사랑이 아니었다. 사랑은 희미하게 내 주위를 떠돌고 있었을 뿐, 나를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저 그것을 지켜볼 수만 있었다. 당신은 그런 경험을 해본 적이 있는가. 나는 그것을 향해 손을 내밀 수도 없었다.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다. 나는 사랑 속에 빠진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부터 한 걸음 혹은 그 이상을 떨어져서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던 것이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그것은 마치 사랑이 아닌 것처럼 내 눈에 비쳐졌다. 나는 객관적이고 냉정한 마음으로 나의 사랑이 제멋대로 놀아나는 것을 보.. 2006. 2. 8. 빗길 그리움이 깊어지기 위하여 비는 내리는가 비가 내리면 새들도 갈 곳 모르는데 기억은 못이 툭툭 빠져 물 위를 흐르고 높아서 흐려지는 고층의 창들 사람들 사이가 젖어 흔들려도 더 멀리 가는 길은 서슴없이 밝아져 아득하고 잎 떨어진 가지 끝에 침묵이 굳기까지 완고한 그림자 위태롭.. 2006. 2. 8. 내출혈 그는 내 몸속에 살고 있다 그는 내 몸속에 살고 있지 않다 그를 만나려고 하면 사랑 어딘가에 박혀 있는 화살들 내 머리를 명중시켜 오던 길을 잃고 가야할 길도 잃어 아무리 부지런해도 걸을 수 없는 그 어디쯤에서 나는 신발을 벗고 거리 곳곳의 시계를 삼킨다 순간 셀 수 없이 많은 길 .. 2006. 2. 6. Confession 고백 / Sankt Petersburg 그대는 마법에 걸려 주문을 거네 그 언젠가 들판의 바람과 짝을 이루었어요 자유를 앗아가 버린 속박과도 같은 그대 나의 소중한 여인이여 즐겁지 아니하고, 그렇다고 슬픔에 싸여 있지도 않은 마치 하늘의 어둠으로부터 내려온 듯한 그대 노래와도 같은 그대는 나의 약혼자 별님과도 같.. 2006. 2. 6. 네 여자친구가 아플 때/Victor Choi <КОГДА ТВОЯ ДЕВУШКА БОЛЬНА>(너의 여자 친구가 아플 때) День как день, 날은 아주 좋은 날씨인데.. Только ты почему-то грустишь. 왜 그런지 너만이 우울하구나 И вокруг все поют, 그리고 네 주변의 사.. 2006. 2. 5. 대전맛집(6)-부여순대 변두리 주택가 한구석에 있는 허름한 식당이라고 우습게 알면 안된다 이집 내가 먹어본 순대국밥집 중 최고니까.... 국밥에 떠 있는 순대와 머리고기를 건져내면 도저히 순대국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맑은 국물에 깊은 맛..그리고 반찬으로 나오는 김치와 깍뚜기 역시 전혀 국맛.. 2006. 2. 3. 눈오는 산사에서 개울물 소리도 멎은 밤, 눈 오는 소리는 산란(山蘭) 피는 소리보다 곱다 이따금 순백(純白)의 선율로 내리는 눈이 법당 앞 댓돌 위로 소복소복 쌓이고 스산히 씻기는 바람소리는 귀를 더욱 맑게 한다 극락전을 돌아 동백 터지는 소리가 맑게 들리고 심중(心中)에 구겨 넣은 번뇌가 저절로 .. 2006. 2. 2. 황산옥(논산 강경읍) 50년 혹은 90년...황산옥에 따라 붙는 수식어이다. 50년이던 90년이던 어느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암튼 분명한 것은 황산옥은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식당이라는 것이다. 사실 파찌아빠는 강경을 시골 촌 구석으로 생각했고...그런 촌 구석에 있는 오래 된 식당이라...으래 낡은 고가를 생.. 2006. 2. 2. 그대 앞에 봄이 있다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2006. 2. 1. 이전 1 ··· 462 463 464 465 466 467 468 ··· 54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