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882 함양 화장산(花長山) 고작 해발 586m.. 어제 올랐던 식장산 독수리봉과 같은 높이인데.. 그럼에도 이산을 찾아 함양까지 내려간 이유는 순전히 뛰어난 조망 때문이다 사방이 탁 트여 동서남북 어디로도 막힌 데가 없는 시원한 조망이 환상적이다 남쪽으로는 지리산 주능선과 산청 왕산(+필봉)과 웅석봉,삼봉산과 법화산이 보이고 북쪽 함양읍 뒤로 장수 장안산, 함양 백운산과 대봉산(괘관봉과천왕봉) 그리고 황석산,기백산이 펼쳐지며 동쪽으로는 멀리 합천 황매산과 감암산, 둔철산과 정수산까지 눈에 들어온다 겨우 한 시간만 걸어 올라가면 이런 걸 볼 수 있으니.. 그야말로 가성비 높은 산이다 오로지 조망 하나 보고 이산을 갈 생각이라면 적극 권하고 싶다 산행시간은 화촌마을회관 앞에서 출발하면 10 km, 4 시간이 소요되고, 임도가 시작되는.. 2020. 6. 16. 식장산 꾀꼬리봉&독수리봉 가는골 입구~꾀꼬리봉~국사봉~장고개~구절사~독수리봉~안부 삼거리~철탑 삼거리~세천공원 10.3 km, 4 시간 6/10부터 6/14까지 대전지역에 내린 비는 약 110mm 이 정도 비에도 식장산 계곡에 물소리가 제법 요란하다 계곡물이 살아나면 식장산은 그저그런 산에서 꽤 괜찮은.. 찾을만한 산이 된다 대전시내에 이만한 계곡을 가진 산이 없으니.. 한 바퀴 돌고 오랜만에 계곡물에 발을 담가보고.. 철탑 삼거리 매점에서 낮술도 일 잔 했다 이제부터는 더워질 일만 남았으니.. 산행이 힘들게 됐다 2020. 6. 15. 제천 월악산 5대 악산이라는 제천의 월악산(1,097m) 막상 걸어보니 소문과는 달리 정상 부근의 가파른 계단 외엔 그다지 힘든 산은 아니었다 며칠 전 갔던 구봉산이 내겐 훨씬 힘이 들었다 (신륵사에서 출발해서 하봉과 중봉을 건너뛰어서 그럴 수도 있었겠다) 험한 산일수록 조망은 좋은 법이라 출발할 때는 월악산의 멋진 조망을 기대했건만 습기를 잔뜩 머금은 구름이 정상을 완전히 뒤덮고 있어 영봉에서의 조망은 꽝.. 볼 것이 없으니.. 영봉에 오래 머무를 이유도 없어 급히 하산하는데.. 예보에는 없던 비까지 부슬부슬 내린다 궂은 날씨에 금요일인데도 산 이름값을 하는지 산객들은 제법 많아 오며가며 옷깃을 스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작은 접촉도 불안불안하다 산에서는 마스크도 착용 안한 상태니.. 나도 모르게 얼굴을 돌린 .. 2020. 6. 12. Starway Hadong(Sky Walk)&한산사 전망대 하동에 내려간 목적은 산행이었으나.. 점심식사(재첩국) 후 악양 들판과 섬진강 조망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아 한산사로 갔는데.. 그곳에서 생각지도 않은 Sky Walk 이정표를 보게 됐다 한산사에서 가던 길로 100 m 만 더 올라가면 나오는.. Starway Hadong 작년 8 월에 개관을 해서 외지인들에겐 아직 잘 알려진 것 같지는 않다 나도 몰랐으니까 지금보다는 악양들판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가을이나 섬진강변에 벚꽃이 만개하는 4월에 이곳에 와서 와서 평사리 들판을 내려다보면 그 그림이 환상적일 것 같다 섬진강엔 지금 재첩잡이가 한창이고 은어도 조금씩 나오는 모양이다 하동맛집인 해성식당의 재첩모듬정식(1인분16,000원)..재첩국+전+재첩무침에 민물게장을 비롯한 밑반찬 몇 가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2020. 6. 9. 하동 성제봉(형제봉) 청학사에서 산행을 시작하고 싶었으나 오전 중에 산행 끝내고 귀가해야할 상황이라. 부춘마을에서 차량으로 활공장으로 올라가 성제1.2봉 왕복하는 짧은 산행으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차 한대 겨우 지나다닐만한 좁은 콘크리트 도로를 8 km나 올라서 활공장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이런 너절한 도로는 합천 오도산과 하동 금오산 이후 처음이었다 지리산 주능선과 섬진강과 악양들판이 내려다 보이는 근사한 조망이 있다 해도 다시는 차로 올라가고 싶지는 않은 길이었다 내년에 청학사로 올라 평사리 최참판댁으로 내려오는 산행을 해봐야겠다 기왕이면 벚꽃 절정인 4월에.. 2020. 6. 9. 성삼재~노고단~반야봉~반선 오랫동안 나는 산길을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산이 있음에 고마워하고 내 튼튼한 두 다리를 주신 어버이께 눈물겨워했다. 아무 생각 없이 걸어가는 일이야말로 나의 넉넉함 내가 나에게 보태는 큰 믿음이었다 자동차가 다녀야 하는 아스팔트 길에서는 사람이 다니는 일이 사람과 아스팔트에게 서로 다 마음 안 놓여 괴로울 따름이다 그러나 산길에서는 사람이 산을 따라가고 짐승도 그 처처에 안겨 가야 할 곳으로만 가므로 두루 다 고요하고 포근하다 가끔 눈 침침하여 돋보기를 구해 책을 읽고 깊은 밤에 한두 번씩 손 씻으며 글을 쓰고 먼 나라 먼 데 마을 말소리를 들으면서부터 나를 맞이하는 것 알아차린다 이 길에 옛 일들 서려 있는 것을 보고 이 길에 옛 사람들 발자국 남아 있는 것을 본다 내가 가는 이 발자국도 그 위에 포개.. 2020. 6. 9. 옥천 소정리(대청호) 오네마루 이집 몇 년만이던가? 낚시대를 손에서 놓으니 대청호를 안 가게 되고 옥천 소정리 쪽도 자연 발길을 끊었다 보은 구병산 산행 후 대청호길을 타고 돌아오다가 옛생각이 나서 잠시 들어갔는데.. 이집 분위기는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 도예가인 주인장도 여전하고.. 인근의 홍찻집 '소정'과 오네마루는 봄시즌 대청호 수위가 적당히 내려가서 소정리가 낚시할만한 여건이 되면 오며가며 들리던 집이었다 오늘 역시 배스꾼들이 제법 보였고.. 한데..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에 8 천원이면 비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분위기 좋은 집이라 차 한잔 하기엔 괜찮은 곳이지만.. 2020. 6. 6. 보은 구병산 내 어린 시절 몇 살때였던가 금줄 친 집에는 들어가지 않는다는 할머니 말씀 문득 짚어볼 때가 생긴다 요새는 산길에도 금줄이 많어져서 나를 가로막는 것들 켜켜이 쌓여간다 어렸을 적에도 그러했지만 어른이 된 뒤에도 나는 노상 가지 말라는 곳을 가고 싶어 밤잠을 못자고 몸을 뒤척였다 사는일 가도가도 가로막는 것들 과의 싸움이다 밤 깊어 지리산 돼지평에서 길을 못찾고 여기인가 저기인가 망설였을 때 랜턴 불빛에 스친 금줄 하나 멧돼지 서식지 표시판 짐승의 길을 따라 피아골로 내려갔다 사람이 산에 가는 것은 모처럼 짐승의 마음이 되고 싶어서라고 나는 그날 생각했다 풀꽃과 조릿대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처럼 바람이거나 흰구름이거나 안개거나 눈보라거나 그것들에게 나를 맡겨 나를 그냥 흘러가게 하는 일이 나는 좋았다 돼지평.. 2020. 6. 6. 괴산 사랑산 3년 전부터 대야산(중대봉)을 시작으로 대전에서 가까운 괴산의 35산을 오르고 있다 사랑산은 9번째.. 여지껏 올랐던 9산중 가장 힘들었던 산은 비등구간(석천암~통천문)으로 올랐던 대야산 중대봉이었고 가장 편했던 산은 갈모봉이었는데.. 어제 갔던 사랑산이야말로 (코스 짧고 굴곡이 별로 없는) 3 시간이면 충분한.. 몸 풀기 딱 좋은 산이었다 원래 험하고 피곤한 산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으니 내겐 적당히 잘 맞는 산이라고 해야겠는데.. 너무 평범하니까 뭔가 허전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음엔 청화산. 조항산,남군자산 그리고 7월엔 이만봉.시루봉 그 다음은 가령산.백악산 순으로 오를 계획인데 앞으로 만날 괴산의 산들에서는 조금 색다른 뭔가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람이나 산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개성 없는 .. 2020. 6. 2. 내가 바라는 세상 이 세상 살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가에 꽃모종을 심는 일이다 이름 없는 꽃들이 길가에 피어나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 꽃을 제 마음대로 이름 지어 부르게 하는 일이다 아무에게도 이름 불려지지 않은 꽃이 혼자 눈시울 붉히면 발자국 소리를 죽이고 그 꽃에 다가가 시처럼 따뜻한 이름을 그 꽃에 달아주는 일이다 부리가 하얀 새가 와서 시의 이름을 단 꽃을 물고 하늘을 날아가면 그 새가 가는 쪽의 마을을 오래오래 바라보는 일이다 그러면 그 마을도 꽃처럼 예쁜 이름을 처음으로 달게 되겠지 그러고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남아 있다면, 그것은 이미 꽃이 된 사람의 마음을 시로 읽는 일이다 마을마다 살구꽃 같은 등불 오르고 식구들이 저녁 상가에 모여 앉아 꽃물 든 손으로 수저를 들 때 식구들의 이.. 2020. 6. 1. 혜화역 4번 출구 딸애는 침대에서 자고 나는 바닥에서 잔다 그애는 몸을 바꾸자고 하지만 내가 널 어떻게 낳았는데…… 그냥 고향 여름 밤나무 그늘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바닥이 편하다 그럴 때 나는 아직 대지의 소작이다 내 조상은 수백년이나 소를 길렀는데 그애는 재벌이 운영하는 대학에서 한국의 대 유럽 경제정책을 공부하거나 일하는 것보다는 부리는 걸 배운다 그애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우는 저를 업고 별하늘 아래서 불러준 노래나 내가 심은 아름드리 은행나무를 알겠는가 그래도 어떤 날은 서울에 눈이 온다고 문자메시지가 온다 그러면 그거 다 애비가 만들어 보낸 거니 그리 알라고 한다 모든 아버지는 촌스럽다 나는 그전에 서울 가면 인사동 여관에서 잤다 그러나 지금은 딸애의 원룸에 가 잔다 물론 거저는 아니다 자발적으로.. 2020. 5. 31. 거창 우두산 의상봉 희망이란 것은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이나 마찬가지다 원래 땅 위에는 길이란 게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 루쉰 Y자 출렁다리(10월 개통예정)와 산림치유센타 공사가 한창인 우두산.. 주차장에서 마장재로 올라가는 우측 등산로를 완전히 막아서.. 올라갈 수도 내려올 수도 없게 해놓았다 현재로선 고견사를 거쳐 의상봉과 우두산 상봉에 올랐다가 되돌아 내려오거나 지남산과 장군봉을 지나 장군재로 내려오는 방법 밖에 없다는 얘기.. 어제 돛대봉 산행에서 오버페이스를 했더니 컨디션이 안 좋아서 오늘은 의상봉에서 되돌아 내려오는 짧은 산행으로 만족하는 걸로.. 몸에 피로를 쌓아놓는 바보짓은 하지 않기로 했다 아무리 산행이 좋아도.. 고견사 .. 2020. 5. 30. 수락전원마을~돛대봉~낙조대~수락주차장 돛대봉 등로가 조금 까칠하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역시 대둔산의 다른 코스보다 힘이 들었다 아찔한 암릉구간인데다.. 로프에 매달려야 하는 구간이 몇 번 있었고.. 코스가 예상보다 훨씬 길었다 수락전원마을에서 엉뚱한 길로 들어가서 30분 가량 알바를 하는 바람에.. 돛대봉을 지나 낙조대를 거쳐 수락주차장으로 내려오니 10 km가 넘는다 이 정도면 짧은 코스가 아니다 왠만한 큰산 하나 올랐다 내려오는 거리.. 내일의 산행을 생각해서 마천대는 생략. 이제 대둔산은 옥계에서 간첩바위로 오르는 금오봉 하나만 남았다. 조만간에... 2020. 5. 29. 문경 공덕산(사불산) 들을 걸으며 무심코 지나치는 들꽃처럼 삼삼히 살아갈 수는 없을까 너와 내가 서로 같이 사랑하던 것들도 미워하던 것들도 작게 피어난 들꽃처럼 지나가는 바람에 산들산들 삼삼히 흔들릴 수는 없을까 눈에 보이는 거 지나가면 그 뿐 정들었던 사람아 헤어짐을 아파하지 말자 들꽃처럼 들꽃처럼 실로 들꽃처럼 지나가는 바람에 산들산들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삼삼히 그저 삼삼히 -들꽃처럼/조병화 문경 공덕산(사불산).. 코스가 짧아서 이산 하나만 올랐다가 내려오면 조금은 싱거운 산. 오늘 실수로 사불암에서 묘적암(묘봉)으로 넘어가지 않고 바로 쌍연봉으로 정상에 올랐으니 더더욱 김 빠진 산행이 되고 말았다 들레길 처럼 평탄한 육산에 사불암을 제외하고는 하산까지 암릉도 조망도 없었으니.. 내년에 다른 방향으로 다시 도전해봐야.. 2020. 5. 25. 6월이오면.. 아무도 오지 않는 산 속에 바람과 뻐꾸기만 웁니다 바람과 뻐꾸기 소리로 감자꽃만 피어납니다 이곳에 오면 수만 마디의 말들은 모두 사라지고 사랑한다는 오직 그 한마디만 깃발처럼 나를 흔듭니다 세상에 서로 헤어져 사는 많은 이들이 많지만 정녕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은 이별이 아니라 그리움입니다 남북산천을 따라 밀이삭 마늘잎새를 말리며 흔들릴 때마다 하나씩 되살아나는 바람의 그리움입니다 당신을 두고 나 혼자 누리는 기쁨과 즐거움은 모두 쓸데없는 일입니다 떠오르는 아침 햇살도 혼자 보고 있으면 사위는 저녁노을 그림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 사는 동안 온갖 것 다 이룩된다 해도 그것은 반쪼가리일 뿐입니다 살아가며 내가 받는 웃음과 느꺼움도 가슴 반쪽은 늘 비워둔 반평생의 것일 뿐입니다 그 반쪽은 늘 당신의 몫입니다.. 2020. 5. 23. 이전 1 ··· 35 36 37 38 39 40 41 ··· 3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