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나는 산길을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산이 있음에 고마워하고
내 튼튼한 두 다리를 주신 어버이께 눈물겨워했다.
아무 생각 없이 걸어가는 일이야말로 나의 넉넉함
내가 나에게 보태는 큰 믿음이었다
자동차가 다녀야 하는 아스팔트 길에서는
사람이 다니는 일이 사람과 아스팔트에게
서로 다 마음 안 놓여 괴로울 따름이다
그러나 산길에서는 사람이 산을 따라가고
짐승도 그 처처에 안겨 가야 할 곳으로만 가므로
두루 다 고요하고 포근하다
가끔 눈 침침하여 돋보기를 구해 책을 읽고
깊은 밤에 한두 번씩 손 씻으며 글을 쓰고
먼 나라 먼 데 마을 말소리를 들으면서부터
나를 맞이하는 것 알아차린다
이 길에 옛 일들 서려 있는 것을 보고
이 길에 옛 사람들 발자국 남아 있는 것을 본다
내가 가는 이 발자국도 그 위에 포개지는 것을 본다
하물며 이 길이 앞으로도 늘 새로운 사연들
늘 푸른 새로운 사람들
그 마음에 무엇을 생각하고 결심하고
마침내 큰 역사 만들어갈 것을 내 알고 있음에랴!
산이 흐르고 나도 따라 흐른다
더 높은 곳으로 더 먼 곳으로 우리가 흐른다
- 이성부,내가 걷는 백두대간1
지리산을 찾아 천왕봉이나 반야봉,노고단을 오르는 건 4 년 전부터 해오는 연례행사..
성삼재~반야봉~반선 코스는 2년 전에도 한번 걸었는데.. 다리 부러져서 철심을 심은 후로는
이렇게 오래 걸어본 건 처음이다 화개재에서 반선에 이르는..지루한 너덜구간(9.2km)에서
발목에 통증이 왔지만 그건 참고 걸을 만 했는데.. 문제는 나이를 먹을수록 저질이 되어
가는 체력이다 자주는 못 해도 지리산에서 장거리 산행을 연 1~2회는 하고 싶은데..이게
언제까지 가능할 지 모르겠다 해가 갈수록 힘이 부치니..
반야봉에서 중봉을 거쳐 묘향대와 이끼계곡 구경하고 내려오고 싶었지만.. 몇 발짝 들어서자
경고방송이 나와서 되돌아나와 버렸다
삼도봉 쪽 묘향대 입구에도 곰이 자주 출몰한다는 그림이 걸려있어서 찜찜.. 결국 포기.
(묘향암 호림스님은 어떻게 사는지 모르겠다 곰 출몰 지역에서)
뱀사골 계곡이 점점 말라간다 가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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