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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323

사랑이 있는 풍경 사랑이 있는 풍경은 언제나 아름답다 하지만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해서 언제나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 사랑이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만큼 가슴 시릴 정도로 슬픈 것일 수도 있다 사랑은 행복과 슬픔이라는 두 가지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행복과 슬픔이 서로 다른 것은 아니다 때로는 너무나 행복해서 저절로 눈물이 흐를 때도 있고 때로는 슬픔 속에서 행복에 잠기는 순간도 있다 행복한 사랑과 슬픈 사랑 참으로 대조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둘이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은 오직 사랑만이 가질 수 있는 기적이다 행복하지만 슬픈 사랑 혹은 슬프지만 행복한 사랑이 만들어가는 풍경은 너무나 아름답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 사랑하면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불면의 밤을 보내는 것이다 사랑이란 내가 베푸는 만큼 돌려.. 2006. 5. 27.
모든 사랑은 무겁다 한밤중에 집으로 가는 길을 걷고 있노라면 가끔씩 외등이 켜진 집을 보게 된다. 외등이 켜져 있는 집은 아름답다. 아름다워서 괜히 콧마루가 시큰거려오고 나는 눈물을 삼켜야만 한다. 누군가 아직 식구가 돌아오지 않은 것일까.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마음이 외등을 켜둔 것일까. 자식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인가. 외등이 켜진 집은 기다림이 꺼지지 않은 집이다.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집이며 아마도 따스한 환대가 아랫목처럼 맞아줄 그런 집일 것이다. 나는 한밤중에도 외등이 켜져 있는 골목길을 걸으며 상상해본다. 사랑이란 저렇게 힘든 것이구나. 사랑이란, 하루 낮의 간편한 데이트가 아니며, 황홀한 '순간 온수기' 같은 것도 아니고, 사랑이란 저렇게 힘든 노력이구나. 밤잠도 자지 못하고 서있는 기다림이며, 쓸쓸한 밤.. 2006. 5. 25.
파랗게 사랑했던 날들 '푸른' 이라는 색채의 이미지 속에는 청춘, 덧없음, 절망, 추억의 이미지가 혼합되어 있다. "파랗게 사랑해 파랗게" 라고 말한 로르카 시인처럼 푸른 바다 앞에서 내 청춘을 너무 사랑해 절망한 적이 있었다. 그때의 푸름은 '우울' 이었다. 무겁게 어깨를 짓누르던 절망의 망집을 바다에 버리고 섰을 때 비로소 바다도 우울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 푸른색이 주는 고독함으로 혼자서도 오래 아름다울 수 있던 푸른 발자국의 나날들. 바다 위를 날아가던 푸른 물고기를 본 적이 있는가, 은빛 햇살보다 빛나는 지느러미로 푸드득 튀어오르던 물고기 슬픔에 파랗게 녹이 슬어 우우 입술을 내밀고 절망의 늑골 속에 갇혀 있어도 등 푸르기만 하던 시절. 햇빛은 카페인처럼 두 눈을 적시고 눈부신 물결 위로 파랗게 부서지던 슬픔들, 사.. 2006. 5. 24.
곁에 있어도 외롭더라는데... 때론 때론 말이다 혼자 잠자리에서 일어나야 하고 혼자 밥을 먹어야 하고, 산책을 해야 하고 도로를 달려야 하고, 잠들어야 한다는 것을 잊고 있다가도 어둑컴컴한 옥상에 올라 멀리 기찻길 건너 아파트 유리창에 불빛을 발견할 때면 그렇지 혼자였어 혼자였구나 변명도 없는 서러움이 목젖을 제끼며 밭은 기침을 불러오더란 것이다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어 아무렴 그래 혼자서도 잘 걸을 수 있고 혼자서도 잘 뛸 수 있고 제 아무리 세찬 비바람이 인다 하여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고 대못 박듯 쾅쾅 울림도 크게 외쳤어도 문득 문득 끼쳐오는 소름돌기마냥 거칠어지는 호흡소리 명치끝을 팍팍 후벼파놓을 때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곁에 있어도 외롭더란 어느 친구의 말이 아닐지라도 혼자이거나 둘이거나 대중이거나 외롭다는.. 2006. 5. 23.
결코 돌아오지 않는 4가지 입밖에 낸 말、 쏴버린 화살、 흘러간 세월, 그리고... 놓쳐버린 기회... 2006. 5. 18.
그리움 그리움과 친해지다 보니 이제 그리움이 사랑 같다. 흘러가게만 되어 있는 삶의 무상함 속에서 인간적인 건 그리움을 갖는 일이고, 아무 것도 그리워하지 않는 사람을 삶에 대한 애정이 없는 사람으로 받아들이며, 악인보다 더 곤란한 사람이 있으니 그가 바로 그리움이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게 됐다. 그리움이 있는 한 사람은 메마른 삶 속에서도 제 속의 깊은 물에 얼굴을 비쳐본다고. 사랑이 와서, 우리들 삶 속으로 사랑이 와서, 그리움이 되었다. 사랑이 와서 내 존재의 안쪽을 변화시켰음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사라지고 멀어져버리는데도 사람들은 사랑의 꿈을 버리지 않는다. 사랑이 영원하지 않은 건 사랑의 잘못이 아니라 흘러가는 시간의 위력이다. 시간의 위력 앞에 휘둘리면서도 사람들은 끈질기게 우리들의 내부에 사랑이 숨.. 2006. 5. 17.
남자는 로맨틱한 사건으로 사랑을 기억한다 MARLBORO 때는 언제인가 정확치 않은 과거 John. 나이 26세. 현재 MIT대학 졸업반인 수재 아버지는 어렸을적 돌아가시고 홀어머니 밑에서 그리 풍족하지 못하게 컸으나 올바른 정신자세와 똑바른 가치관으로 이세상을 멋있게 살아가는 청년 Sujan. 나이 23세. 100대 기업에 들어가는 D그룹 사장의 외동 딸 그들 둘은 연인으로 지독히 사랑하는 사이였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사랑에는 장애물이 있었으니 Sujan의 아버지. D그룹의 사장. 그는 딸의 남자친구인 John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MIT대학을 졸업하니 엘리트이고 그리 나쁘지 않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지만 그의 집안이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구나 그의 딸 Sujan의 외모에 반한 국회의원 Douglas의 아들이 그는 더욱 맘에 들었다.. 2006. 5. 17.
잊자 그대 아직 누군가 그리워하고 있다면 그대는 행복한 사람이다 그대 아직 누군가 죽도록 미워하고 있다면 그대 인생이 꼭 헛되지만 은 않았음을 위안으로 삼아야 한다 그대 아직 누군가 잊지 못해 부치지 못한 편지 위에 눈물 떨구고 있다면 그대 인생엔 여전히 희망이 있다 이제 먼저 해야 할 일은 잊는 것이다 그리워하는 그 이름을 미워하는 그 얼굴을 잊지 못하는 그 사람을 모두 잊고 훌훌 털어버리는 것이다 잊음으로써 그대를 그리움의 감옥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 잊음으로써 악연의 매듭을 끊고 잊음으로써 그대의 사랑을 완성해야 한다 그 다음엔 조용히 그러나 힘차게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장석주 2006. 5. 16.
눈물은 왜 짠가?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 댁에 모셔다 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를 하고 가자시며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한평생 중이염을 앓아 고기만 드시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나를 위해 고깃국을 먹으로 가자고 하시는 마음을 읽자 어머니 이마의 주름살이 더 깊게 보였습니다 설렁탕집에 들어가 물수건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습니다 "더울 때일수록 고기를 먹어야 더위를 안 먹는다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고깃국물이라도 되게 먹어둬라" 설렁탕에 다대기를 풀어 한 댓 숟가락 국물을 떠먹었을 때였습니다 어머니가 주인 아저씨를 불렀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뭐 잘못된 게 있나 싶었던지 고개를 앞으로 빼고 의아해.. 2006.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