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이라는 색채의 이미지 속에는
청춘, 덧없음, 절망, 추억의 이미지가 혼합되어 있다.
"파랗게 사랑해 파랗게" 라고 말한 로르카 시인처럼
푸른 바다 앞에서
내 청춘을 너무 사랑해 절망한 적이 있었다.
그때의 푸름은 '우울' 이었다.
무겁게 어깨를 짓누르던 절망의 망집을 바다에
버리고 섰을 때 비로소 바다도 우울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 푸른색이 주는 고독함으로 혼자서도
오래 아름다울 수 있던 푸른 발자국의 나날들.
바다 위를 날아가던 푸른 물고기를 본 적이 있는가,
은빛 햇살보다 빛나는 지느러미로
푸드득 튀어오르던 물고기
슬픔에 파랗게 녹이 슬어 우우 입술을 내밀고
절망의 늑골 속에 갇혀 있어도
등 푸르기만 하던 시절.
햇빛은 카페인처럼 두 눈을 적시고
눈부신 물결 위로 파랗게 부서지던 슬픔들, 사랑들
실의와 덧없음도 그때는 너무 아름답게 나를 생포했었다.
수많은 청춘과 추억의 동력으로
오늘도 이 세상에 생성과 소멸을 가르치며
푸른 여울의 길을 열어주고 있는 저 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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