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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323

내 生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 - 세상에 대해 아무 것도 몰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어. 사막에 사는 여자처럼 그 속에서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다고 생각했었어. 육십 도의 고열도, 육년 동안의 가뭄도, 뜨거운 모래바람도, 백이십 일간의 부재도, 삶 자체의 남루함과 처참함도.... 그런데 그 모든 모든 것을 참을 수 있게 하는 사랑이 박탈된 거야. 넌 단지 부정을 저지른 게 아니라 내 생을 빼앗아버렸어. 안 돼.... 난 이제 절대로 예전처럼 될 수 없어. 아무리 시간이 흘러가도 너를 다시 사랑할 수 없어. 삶이 참을 수 없이 하찮아. 사람이 왜 허무해지는지 아니? 삶이 하찮기 때문이야. 마음을 누르는 극진한 게 없기 때문에.... ........ - 얽히는 게 귀찮으니까. 사랑은 언제나 사랑 자체로 존재하지 않고 생에 시비를 겁니다. 삶을.. 2007. 6. 1.
인생은 혼자라는 말밖에...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 외롭다는 편지를 보내는 것은 사치스러운 심사라고 생각하시겠지요 나보더 더 쓸쓸한 사람에게 쓸쓸하다는 시를 보내는 것은 가당치 않는 일이라고 생각하시겠지요 그리고 나보다 더 그리운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그립다는 사연을 엮어서 보낸다는 것은 인.. 2007. 5. 30.
하루의 무게.. 지금 나는 . . . 왜 깨어 있는가? 나자신에게 질문 아닌 질문을 던지면서 모든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조심스럽게 펼쳐본다. 산다는 것은 허구한 날 현실과 이상에서 느껴지는 씁쓰름한 묘한 기분을 맛보는 반복된 삶의 무게를 날마다 저울질 하는 것 일텐데 ... 오늘은 어떤 무게의 하루가 날 기다리고 있을지 하루가 내심 염려스럽긴 하지만 이내 그 두려움은 곧 잊혀지고 치열하게 내닫는 숨가뿐 하루에 난 익숙한 몸짓으로 잘 적응하며 오늘도 살것이다! 그것이 나니까!!! 내가 아는 모든이들에게 늘 나는 이런 최면을 건다 물론 내 스스로에게도 .... 지금이 다가 아니다 ... 2007. 5. 29.
술과 함께 보낸 이 봄이여, 안녕/함민복 핸드폰을 열어보니 자정을 막 넘었습니다. 초저녁잠을 잤습니다. 오랜만에 바다에 다녀와 피곤했던 것 같습니다. 쪽문을 열고 바깥마당으로 나섭니다. 고욤나무 아래 송판 한 장으로 만들어 놓은 긴 의자에 걸터앉습니다. 사위가 안개에 온통 갇혔습니다. 양철지붕에 내린 안개가 물방울.. 2007. 5. 17.
어차피 혼자 다 같은 사람인 듯하지만, 살다보면 태산같은 존재가 있습니다. 흔들림 없이 무겁고 의젓한 사람이 있습니다. 가끔은 그런 존재에게로 가서 기대고 싶은 유혹을 느낍니다. 기대고 의지하면 조금은 위로가 되고 수월해지기도 하겠지요. 그러나 인생은 어차피 혼자지요. 그러니 힘들어도 혼자서 견디고 이겨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기다립니다. 허전하고 외로운 상황을 짐짓 모른 체 하고 엎드려 기다립니다. 기다리면 지나가기 마련! 소나기 같은 것이지요. 처마 밑이 싫으면 우산 하나 준비하세요. - 이철수의 나뭇잎 편지, 삼인' 중에서 - 2007. 5. 17.
야트막한 사랑 사랑 하나 갖고 싶었네 언덕 위의 사랑 아니라 태산준령 고매한 사랑 아니라 갸우듬한 어깨 서로의 키를 재며 경계도 없이 이웃하며 사는 사람들 웃음으로 넉넉한 사랑 하나 갖고 싶었네 매섭게 몰아치는 눈보라의 사랑 아니라 개운하게 쏟아지는 장대비 사랑 아니라 야트막한 산등성 여.. 2007. 4. 26.
팔순에도 오르가슴 2007. 4. 24.
길의 사람들 길가 포장마차에 들어갔다 우동을 한 그릇 시켜 먹는데, 옆 자리가 방자하게 시끄럽다. 벌건 표정의 세 남자가 흐트러진 넥타이차림으로 소주를 먹고 있었다. “그 자식은 내 선배도 아니다. 어떻게 나를 이다지도 무시할 수 있나.” 귀가 열려 있어 들으니, 같은 회사의 동문 선배인 이사가 자신에게는 밥 한번 사주지 않더라는 것. 직장생활의 복마전 속에서 학연과 지연은 훌륭한 안전판인데, 자신은 기대할 것이 없더라는 이야기. 포장마차를 나와 광교 쪽으로 걷는데 섬뜩한 통곡소리가 들려왔다. 역시 넥타이를 맨 중년의 한 사내가 무릎 사이로 고개를 처박은 채 통곡하고 있었다. 앞머리가 벗겨진 다른 중년의 사내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사내의 울음을 거의 껴안듯이 달래고 있었다. 비정한 도시의 빌딩 숲에는 중년의 사내만 울.. 2007. 4. 24.
나무처럼 사랑하라 참된 사랑을 원한다면 먼저 나무가 되어라 뿌리는 땅 속 깊이 숨긴 채, 억센 줄기만 땅 위에 드러내는, 차가운 빗물에 젖을지라도 비가 그친 뒤, 더욱 선명한 모습으로 다가와 기다리는 이의 마음 설레게 하는 나무가 되어라 줄기는 비록 저만큼 떨어져 있으나 그 뿌리는 항상 서로의 온기를 나누고 있다 너와 나는 어떠한가 좋아한다는, 사랑한다는 이유로 몸과 마음을, 답답한 새장에 가두어 버린 채 슬픔이 깊어지면 깊을수록 더욱 선명한 자신의 모습으로 다가오기보다 자꾸만 사랑을 두려워하지는 않는가 떨어져 있으나 결코 떨어져 있지 않는 나무들 비록 줄기는 닿지 않지만, 그 그리움은 더욱 깊어진다 나무뿌리가 서로에게 온기를 넉넉하게 줄 수 있는 것도 그 그리움의 간격 때문이다 진정한 사랑을 원한다면 서로의 간격을 사랑.. 2007. 4.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