短想121 내가 잘하는 것, 잘 못하는 것 내가 잘 못하는 것 싫은 사람 앞에서 앉아 있는 것 부탁하는 것 전화하는 것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 사흘이상 술 안 마시는 것.. 천천히 걷는 것 기다리는 것 (추가} 담뱃불 부벼서 제대로 끄는 것 손으로 뚝딱거려 무언가를 만드는 것 외출했다 우산 제대로 챙겨오는 것 내가 잘 하는 것 좋은 사람들과 술 마시는 것 코를 골며 세상 모르게 잠자는 것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 빨리 걷는 것 술잔 비우기 무섭게 마셔주는 것.. 미운 놈 욕하는 것 혼자서도 잘 노는 것 화장실 잘 가는 것 등등.. 혼자서 놀기엔 낚시가 최고 2006. 4. 24. 모항에 가면 모항에 가면.. 그 바다앞에 서는 것만으로도 외롭다 모항의 바다는 내게 외로움이 무엇인지를 가르친다 가로등 몇 개를 제외하면 인적 없는 모항의 밤은 늘 적막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나는 그런 이유로 기꺼이 먼길을 마다 않고 찾아가지 않았는가 해안선을 따라 내려가면 하얀 등대가 불을 밝히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민박집 좁은 방에서 듣는 파도소리.. 문을 열고 들어와 내 곁에 나란히 누워 잠자는 바다 늦은 밤.. 바다는 내 곁에서 곯아떨어지고 나는 살며시 발끝을 세워 드넓은 바다의 품으로 걸어나갔다 방파제에 달려와 부딪히는 또 다른 바다가 나를 유혹했다 새벽..눈을 뜨자 곁에서 코를 골던 바다는 온데간데 없고 나는 때묻은 꽃무늬 이불을 끌어안고 있었다 2006. 4. 22. 환청 비가 오고 있었나 새벽녘 잠을 더욱 혼곤하게 하는 저 소리... 샤워기로 물줄기를 내뿜는 소리 같기도 하고. 새떼들의 날개짓 같기도 한 소리... 한적한 바다의 파도소리가 저럴까...아니면 여름날의 수수밭을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저럴까.. 밤잠을 설쳐서 비몽사몽 속을 헤매는 내게 의문의 음향은 주제없는 토막난 꿈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바닷가... 나는 퍼드득 일제히 날개를 펼치며 느린 그림으로 비행을 시작하는 새떼들의 움직임을 보고 있다. 나는 경쾌하게 쏟아붓는 소나기 속을 우산도 없이 뛰어간다 수수꽃이 핀 밭을 지나가는데 바람이 불어 우수수... 길을 열어 주고 있다 ..... 휴대폰 얼람이 울려 제멋대로 흩어져 돌아다니는 꿈 속의 나를 불러 모은다 재미 없는 일상을 준비할 시간이.. 2006. 4. 20. 강가에서 노을이 져서 까맣게 어둠이 내린 밤의 강가를 나갔습니다 강둑엔 이름모를 꽃이 무리지어 달빛에 빛나고 무성한 갈대 사이를 헤치면... 가끔씩 물고기가 수면 위로 뛰어오르곤 합니다 강 위에는 낮고 긴 다리가 놓여 있습니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유일한 통로인 좁은 다리.. 한밤에 아무도 없는 그 다리를 걸어가자면 마치 세상에 혼자 분리되어 떨어져 나간듯한 호젓하고 쓸쓸한 느낌이 됩니다 다리 위에서 멀리 강 건너 불빛이 명멸하는 것을 바라봅니다 간헐적인 명멸하는 불빛을 보고 있으면 불빛이 이렇게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눈 앞의 풍경은 그리움일 뿐이라고.. 바라볼 수 있으나 합류할 수 없는 그리움이라고.. 내 삶은 언제나 저 명멸하는 불빛 속에 있었다고.. 2006. 4. 9. 가볍게 떠나기 일년에 몇달은 길 위에서 보내는 나는 어디를 가든.. 얼마간을 밖에서 머물든 짐은 가능한 한 가볍게 하는 편이다 그래서 짐을 꾸릴 때는 줄이고 줄이고 또 줄인다 그러나.. 없어서는 안될 것..카메라 카메라가 없는 여행을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내 삶의 여정을 글로서만 기록한다면 그건.. 2006. 3. 25. 길 떠나는... 햇살이 눈부신 아침.. 저 부신 햇살 모아 모아 당신 이불 만들어 드리고 싶습니다...^^* 이렇듯 유치한 글로 시작되는 연애편지를 쓰고 싶은 아침입니다 잘 잤는지요? 집안에만 있지 말고 창을 활짝 열고 밖 좀 내다보세요 살아 있는 세상 모든 것들이 다 화해의 포옹을 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산수유가 곧 꽃망울을 터트릴 것 같다는 소식 들었습니다 이 봄, 나는 가슴에 박제로 모셔둔 먼지 가득한 것들을 속 시원하게 내다 버리고 싶습니다 조금은 비어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지요 내 속이 쓸데 없는 것으로 용량을 초과한 것에 대해 내 몸에게 심심한 사과를 드려야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내 것이라고 함부로 부려온 나는 악덕업주와 다를 바 없으니까요 주말엔 본격적으로(?) 햇살을 만지러 갑니다 내가 하고 싶은.. 2006. 3. 9. 방향성의 문제 사랑하는 사람은 서로를 바라봐 주길 바란다 사랑하는 이에 대한 일상생활 속에서의 관심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서로를 봐주는 것 보다 우선될 것이 있다 그것은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를 테면 같은 책, 같은 영화, 같은 사물, 함께 .. 2006. 2. 26. 갈수록... 나는.. 아무리 좋아하는 사람일지라도 무작정 혹은, 섣불리 이해하려들지는 않는다 사람사이의 이해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어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야말로 이해의 문제가 아니라 최소한의 애정이라도 있다면, 보여지고 느껴지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본질이 같기를 원하고 또 그것을 추구하는 건 당연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많은 부분 희망사항에 가깝다 결국 우정이든 사랑이든 모든 관계란 좋고 싫음의 문제지 다르다는 것을 시비할 이유는 하등 없다 방법이 다르다고 하여 본질을 왜곡할 만큼 나는 결코 생을 짧게 실습했다고는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서..나는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 못한다 하더라도.. 충분히 좋아할 준비는 되어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도 그럴까? 그건 모르겠다 갈수록... 2006. 2. 13. 겨울 덕유산 모든 여행은 돌아감을 전제로 하지만 언젠가 나는 아주 먼 곳에서 돌아오지 않는 여행에 대해 곰곰 생각해 본 적 있었습니다 돌아갈 곳을 염두에 두지 않은 여행이야말로 참 여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도 바로 그때였습니다 혼자만의 여행은 자유로운 의식을 보장받는 대신 평소.. 2006. 1. 8. 이전 1 2 3 4 5 6 7 8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