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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想

환청

by 류.. 2006. 4. 20.
    
    비가 오고 있었나
    새벽녘 잠을 더욱 혼곤하게 하는 저 소리... 
    샤워기로 물줄기를 내뿜는 소리 같기도 하고. 
    새떼들의 날개짓 같기도 한 소리... 
    한적한 바다의 파도소리가 저럴까...아니면 여름날의 
    수수밭을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저럴까.. 
    밤잠을 설쳐서 비몽사몽 속을 헤매는 
    내게 의문의 음향은 주제없는 토막난 꿈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바닷가... 
    나는 퍼드득 일제히 날개를 펼치며 느린 그림으로 
    비행을 시작하는 새떼들의 움직임을 보고 있다. 
    나는 경쾌하게 쏟아붓는 소나기 속을 우산도 없이 뛰어간다 
    수수꽃이 핀 밭을 지나가는데 바람이 불어 우수수... 
    길을 열어 주고 있다
    .....
    휴대폰 얼람이 울려 제멋대로 흩어져 돌아다니는 꿈 속의 나를 
    불러 모은다  재미 없는 일상을 준비할 시간이라고... 
    이상한 것은 꿈속의 소리들이 실제로 창가에서 들려오고 있었다는 것... 
    환청...? 
    창문을 연다.....꿈속에서 들렸던 소리 .. 금방이라도 
    잠이 깨지 않은 뿌우연 시야에 그 실체가 드러날 것 같다
    바람은 사물을 깨워 여러가지의 소리를 만들며 
    악기처럼 공명하게 했다  그래서 문득 잊혀진 추억이나 
    돌아갈 수 없는 낯선 곳으로 시간여행을 하게 한다
    나는 한동안 부질 없는 꿈 속을 뺄래처럼 가벼워진 몸으로 
    서성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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