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져서 까맣게 어둠이 내린
밤의 강가를 나갔습니다
강둑엔 이름모를 꽃이 무리지어 달빛에 빛나고
무성한 갈대 사이를 헤치면...
가끔씩 물고기가 수면 위로 뛰어오르곤 합니다
강 위에는 낮고 긴 다리가 놓여 있습니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유일한 통로인 좁은 다리..
한밤에 아무도 없는 그 다리를 걸어가자면
마치 세상에 혼자 분리되어 떨어져 나간듯한
호젓하고 쓸쓸한 느낌이 됩니다
다리 위에서 멀리
강 건너 불빛이 명멸하는 것을 바라봅니다
간헐적인 명멸하는 불빛을 보고 있으면
불빛이 이렇게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눈 앞의 풍경은 그리움일 뿐이라고..
바라볼 수 있으나 합류할 수 없는 그리움이라고..
내 삶은 언제나 저 명멸하는 불빛 속에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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