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항에 가면..
그 바다앞에 서는 것만으로도 외롭다
모항의 바다는 내게 외로움이 무엇인지를 가르친다
가로등 몇 개를 제외하면 인적 없는
모항의 밤은 늘 적막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나는 그런 이유로
기꺼이 먼길을 마다 않고 찾아가지 않았는가
해안선을 따라 내려가면
하얀 등대가 불을 밝히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민박집 좁은 방에서 듣는 파도소리..
문을 열고 들어와 내 곁에 나란히 누워 잠자는 바다
늦은 밤..
바다는 내 곁에서 곯아떨어지고
나는 살며시 발끝을 세워 드넓은 바다의 품으로 걸어나갔다
방파제에 달려와 부딪히는 또 다른 바다가 나를 유혹했다
새벽..눈을 뜨자
곁에서 코를 골던 바다는 온데간데 없고
나는 때묻은 꽃무늬 이불을 끌어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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