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882 섬진강 매화를 보셨는지요 매화꽃 꽃 이파리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푸른 강물에 날리는 섬진강을 보셨는지요 푸른 강물 하얀 모래밭 날선 푸른 댓잎이 사운대는 섬진강가에 서럽게 서보셨는지요 해 저문 섬진강가에 서서 지는 꽃 피는 꽃을 다 보셨는지요 산에 피어 산이 환하고 강물에 져서 강물이 서러운 섬진강 매화를 보셨는지요 사랑도 그렇게 와서 그렇게 지는지 출렁이는 섬진강가에 서서 당신도 매화꽃 꽃잎처럼 물 깊이 울어는 보았는지요 푸른 댓잎에 베인 당신의 사랑을 가져가는 흐르는 섬진강 물에 서럽게 울어는 보았는지요. 김용택 내가 부를 너의 이름 - 김영태 2021. 2. 12. 옥천 환산(고리산) 환산은 대청호 조망이 좋은.. 가볍게 한 바퀴 걷기 무난한 산.. 새로 바꾼 갤럭시21 울트라의 카메라 성능 테스트 차 나갔다 아직 제대로 적응을 못해서인지 전에 쓰던 갤럭시9+와의 큰 차이를 못 느끼겠다 사용하다 보면 차츰 알게 되겠지만.. 환산은 4 년전 황룡사에서 한번 올랐던 산.. 오랜만이라 초행인듯 새로웠다 갈 때는 607번 타고 군북면에서 하차.. 산행 시작, 나올 때는 하루 3번 밖에 없는 옥천 53번 버스를 운 좋게 타고(추소리 14시50분 막차) 증약에서 내려 설 연휴에 마실 막걸리 몇 통을 산 후 607번 타고 기분좋게 대전역으로... 대전역에서 관저동 집까지 들어오는데 평소보다 30분이 더 걸렸다 코로나에도 고향 갈 사람은 다 가는 모양이다 차량 정체가 작년보다 심한 거 보면 2021. 2. 10. 세종 전월산 세종시 토지가 5 년전에 비해 6 배에 거래가 되고 아파트 시세가 2 배 이상 올랐다는.. 뉴스를 봤다 부동산 폭등한 것이야 비단 세종시 뿐은 아니지만 격세지감을 느낀다 5 년만에 찾은 전월산 역시 몰라보게 변했는데.. 정상에 못 보던 데크와 정상석이 들어섰고.. 전월산과 원수산 사이에 무궁화공원이 생겼고 하산길에 멋진 전망대도 보인다 그런데.. 이런 변화들이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은 건 왜 일까? 2021. 2. 8. 축복 이른 봄에 내 곁에 와 피는 봄꽃만 축복이 아니다 내게 오는 건 다 축복이었다 고통도 아픔도 축복이었다 뼈저리게 외롭고 가난하던 어린 날도 내 발을 붙들고 떨어지지 않던 스무 살 무렵의 진흙덩이 같던 절망도 생각해 보니 축복이었다 그 절망 아니었으면 내 뼈가 튼튼하지 않았으리라 세상이 내 멱살을 잡고 다리를 걸어 길바닥에 팽개치고 어둔 굴속에 가둔 것도 생각해 보니 영혼의 담금질이었다 한 시대가 다 참혹하였거늘 거인 같은, 바위 같은 편견과 어리석음과 탐욕의 방파제에 맞서다 목숨을 잃은 이가 헤아릴 수 없거늘 이렇게 작게라도 물결치며 살아 있는 게 복 아니고 무엇이랴 육신에 병이 조금 들었다고 어이 불행이라 말하랴 내게 오는 건 통증조차도 축복이다 죽음도 통곡도 축복으로 바꾸며 오지 않았는가 이 봄 어이.. 2021. 2. 6. 양산 영축산(통도사) 날씨는 여전히 차가운 겨울이지만 마음만 급해서 발길이 자꾸만 남쪽을 향한다 대전에선 당일로 다소 무리라고 여겼던 경남 양산 통도사까지 내려갔으니.. 영남알프스 9개의 산중에서 접근이 용이한 편이고 코스도 그다지 힘들지도 않은 영축산을 올랐는데.. 이젠 9개중 문복산과 고헌산만 남았다 올해 안에 마무리 짓는 게 목표. 산행 후 통도사를 잠시 들어가봤는데.. 홍매가 이제 꽃을 막 피우기 시작했다 입춘 지났으니 슬슬 봄기운이 올라오는 모양이다 남쪽엔..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 수령 370년의 양산 통도사 매화는 통도사.. 2021. 2. 5. 봄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 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이성부 해빙기의 아침은 춥다. 잔디 위에서 아른거리는 아지랑이는 한낮에 것, 아침은 춥고 때로 창마다 성에가 끼기도 한다. 우리는 알아야 하리라. 봄은 따뜻하게만 오는 것이 아님을 강이 풀리고 나무마다 물이 오르고 죽음의 시간을 적시며 비가 내.. 2021. 2. 2. 옥천 장령산 하늘이 잔뜩 인상 쓰고 있는 날, 장령산을 몇 년 만에 찾았는데.. 큰 변화는 없고 코로나 때문에 휴양림이 폐쇄되어 옥천 나가는 39번 버스가.. 휴양림 7 백 미터 아래 금천리까지만 운행한다 버스시간을 의식 안 하고 걸어 내려왔는데.. 출발 1분 전에 도착 운 좋게 13시 50분 버스를 타고 옥천읍으로 나왔다 다음 버스가 17시였으니 하마트면 콜택시를 부를 뻔했다 (옥천읍에서 용암사까지는 택시비 1만 원, 휴양림에서 옥천읍까지는 1만 5천 원) 순천 금전산 자락 금둔사에는 벌써 홍매화가 꽃을 피웠다는 소식이 들리고.. 경주 양남면 야산에 활짝 핀 복수초 사진도(1/25) 봤지만.. 장령산은 아직도 한겨울.. 계곡 그늘진 곳엔 아직도 얼음이 꽁꽁 얼어있었다 2021. 2. 1. 그대와 함께.. 무지개가 다리를 놓는 그곳 그대와 함께 어느 무인도 외딴섬으로 가게 해다오 그곳에 밭을 일구고 푸른 잎 사이로 상긋한 봄이 오면 보리밭 이랑마다 아지랑이 피고 여름이면 자주색 감자꽃 거기 부서진 자유를 모아 물새들 목청껏 노래하는 그런 섬으로 가게 해다오 가을이면 하얀 꽃잎 머리에 이고 겨울이면 한지창에 스미는 따사로운 햇살 아침이면 물새의 지저귐으로 창이 밝고 저녁이면 호롱불 아래 그대 기타 소리로 잠들고 싶어 그렇게 우리의 소망 연초록 잎새이게 해다오 문명의 화려한 옷 없어도 지천에 흩어진 자유만으로 은총의 빛살 가르며 그대와 함께 조용히 나이 들어가는 그냥 한 알의 홀씨로 살게 해다오 김인자 Georges Moustaki - Joseph 2021. 1. 30. 양산 오봉산 멀리도 갔다 경부선 타고 부산 코 앞까지 내려갔으니.. 기차로 왕복 6시간(대전~물금역) 그리고 고작 3시간 20분 걸었으면 별로 남는 장사는 아닌데 그럼에도 산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물금역에서 다시 차를 탈 필요없이 도보로 금방 등산로에 진입할 수 있는 점도 좋았고.. 오늘 최저기온 영하 7도에 초속 9미터의 똥바람까지 불어서 체감기온 무려 영하 15 도.. 추워서 고생스러웠으나 물금 신도시와 낙동강 조망.. 부산의 진산 금정산과 양산 천성산 천태산 강건너 동신어산, 김해 무척산까지 눈에 들어오는 조망이 참으로 근사했다 오봉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을 여러 개 올랐는데.. 나는 이산이 그중에선 가장 좋았다 거리의 압박만 아니면 가끔 갈만한 산이다 오봉산에서 추위에 떨다와서... 대전역에 내리자마자 들어.. 2021. 1. 29. 하룻밤 내 안에도 출렁이는 물결이 있다 밀물이 있고 썰물이 있다 수만 개 햇살의 꽃잎을 반짝이며 배를 밀어 보내는 아침바다가 있고 저녁이면 바닥이 다 드러난 채 쓰러져 누워 있는 질척한 뻘흙과 갯벌이 있다 한 마장쯤 되는 고요를 수평선까지 밀고 가는 청안한 호심이 있고 제 안에서 제 기슭을 때리는 파도에 어쩌지 못하고 무너지는 모래성이 있다 내 안에 야속한 파도가 있다 파도를 잠재우려고 바다를 다 퍼낼 수도 없어 망연히 바라보는 밀물 들고 썰물 지는 바다 갯비린내 가득한 바다가 하룻밤-한대수 한대수의 1집 '멀고 먼 길'(1974년) 고등학교 다닐 때 광화문 학원을 마치고 옛 경기여고 입구 올리버레코드 진열장에서 한대수 1집 LP판을 봤다(앨범표지가 워낙 괴상해서) 한대수의 노래도 그 자리에서 처음 들었고.. .. 2021. 1. 28. 모항으로 가는 길 너, 문득 떠나고 싶을 때 있지? 마른 코딱지같은 생활 따위 눈 딱 감고 떼어내고 말이야 비로소 여행이란, 인생의 쓴맛 본 자들이 떠나는 것이니까 세상이 우리를 내버렸다는 생각이 들 때 우리 스스로 세상을 한번쯤 내동댕이쳐보는 거야 오른쪽 옆구리에 변산 앞바다를 끼고 모항에 가는 거야 부안읍에서 버스로 삼십 분쯤 달리면 객지 밥 먹다가 석삼년만에 제집에 드나드는 한량처럼 거드럭거리는 바다가 보일 거야 먼 데서 오신 것 같은데 통성명이나 하자고, 조용하고 깨끗한 방도 있다고, 바다는 너의 옷자락을 잡고 놓아주지 않을지도 모르지 그러면 대수롭지 않은 듯 한마디 던지면 돼 모항에 가는 길이라고 말이야 모항을 아는 것은 변산의 똥구멍까지 속속들이 다 안다는 뜻이거든 모항에 가는 길은 우리들 생이 그래 왔듯이 구.. 2021. 1. 27. 익산 미륵산 익산 미륵산을 제대로 한 바퀴 돌자면 여산의 가람 이병기(시조작가)생가에서 출발해서 용리산~용화산~아리랑고개~미륵산~미륵사지 순으로 걷거나(11.5km, 3시간30분).. 미륵사지~미륵산~아리랑고개~용화산~서동공원(8 km)순으로 걷는게 무난하지만.. 오늘은 치마바위를 보고 싶어서 미륵산골 다목적센터(삼기면연동리)에 출발했다 KT중계탑까지 찻길이라 산행하는 재미는 덜 하지만 ..아무 생각없이 천천히 걷긴 괜찮은 길.. 중계탑에서부터 미륵산까지는 그나마 산행하는 재미가 있다 복원하는데 20년이 걸렸다는 미륵사지 석탑(국보11호)..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지만..글쎄.. 복원된 모습을 보니.. 백제시대의 탑이 실재로 이렇게 어마무시한 크기였을까.. 의구심도 든다 내가 국내에서 본 어떤 탑보다 크고 높았으니.... 2021. 1. 26. 아름다운 길 너는 내게 아름다운 길로 가자 했다 너와 함께 간 길에 꽃이 피고 단풍 들고 길을 따라 영롱한 음표를 던지며 개울물이 흘렀지만 겨울이 되자 그 길도 걸음을 뗄 수 없는 빙판으로 변했다 너는 내게 끝없이 넓은 벌판을 보여달라 했다 네 손을 잡고 찾아간 들에는 온갖 풀들이 손을 흔들었고 우리 몸 구석구석은 푸른 물감으로 물들었다 그러나 빗줄기가 몰아치자 몸을 피할 곳이 없었다 내 팔을 잡고 놓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넘어질 때 너도 따라 쓰러졌고 나와 함께 있었기 때문에 세찬 바람 불어올 때마다 너도 그 바람에 꼼짝 못하고 시달려야 했다 밤새 눈이 내리고 날이 밝아도 눈보라 그치지 않는 아침 너와 함께 눈 쌓인 언덕을 오른다 빙판 없는 길이 어디 있겠는가 사랑하며.. 2021. 1. 22. 공주 월성산 &청양분식 오늘도 짬산행.. 공주 옥룡동의 월성산 봉수대를 다녀왔다 수원사지에서 왕복 3km.. 1시간 30분이면 충분한 거리.. 점심시간에 맞춰 하산 산성시장내 맛집.. 청양분식에서 잔치국수를 먹었다 마지막으로 왔을 때 3천원이었는데.. 몇 년 사이 5천원으로 올랐으나.. 맛은 여전했다 국수 좋아하는 사람이면 한번은 가볼만한 식당이다 코로나에도 여전히 문전성시.. 식사 후엔 산성시장의 부자떡집에 들러 어머니 드릴 모찌를 몇 개 사서 귀가.. 점심시간에 이집 들어가려면 좀 기다려야 한다 오늘도 그랬고.. 수많은 먹방중 그래도 믿을만한 프로가 "허영만의 백반기행' 이 국수집도 나왔다고.. 겨울만 되면 생각나는 영화 '별들의 고향' (1974년) ost 중 사랑의 테마 2021. 1. 21. 구봉산 잠깐, 아주 잠깐씩만 시간이 나니 멀리는 못 가고 동네산이라도 오른다 이나마 아주 못 가는 것 보다는 나으니까.. 절기상 대한인데.. 대단하진 않은 추위..(영하8도) 다음엔 立春이던가? 셀리의 시를 굳이 인용하지 않아도 전처럼 봄이 아득하게 멀리 있는 것 같진 않다 "겨울이 오면 봄 또한 머지 않으리"(If winter comes, can spring be far behind?) 2021. 1. 20. 이전 1 ··· 27 28 29 30 31 32 33 ··· 3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