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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암산&백운봉 세동 종점(42번 버스)~백운봉~관암산~시루봉~동문암~ 세동 종점 6km( 2시간 40분) 매미소리가 왠지 녹슬었다고 생각될 때 가을은 온다. 벚나무가 그 어떤 나무보다 먼저 이파리를 땅으로 내려 놓을 때 가을은 온다. 배롱나무가 더 이상 꽃을 밀어 올리지 않을 때 가을은 온다. 팽나무 열매가 갈색으로 익어가고 산딸나무 열매가 붉어질 때 가을은 온다. 도라지꽃의 보랏빛을 손으로 쓰다듬어 주고 싶을 때 가을은 온다. 여치의 젖은 무릎과 방아깨비의 팔꿈치와 귀뚜라미의 수염을 생각할 때 가을은 온다. 담배밭에서 담뱃잎을 더 이상 딸 일이 없을 때 가을은 온다. 수수밭이 우수 어린 표정으로 과묵해질 때 가을은 온다. 냇물 소리가 귓가에서 차가워질 때 가을은 온다. 무심코 바라보던 저수지 물빛이 문득 눈에 시리게.. 2022. 9. 9.
태고교~오대산~생애대~낙조대~수락계곡 풀이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는 처서가 지나고 내일은 찬 이슬이 맺힌다는 24 절기중 15번째인 백로.. 오늘 산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제법 서늘했다 계곡물에 발 담그고 30초 버티기도 어려웠다 태풍 힌남노까지 지나가고 나니 완연한 가을 느낌.. 태고교~오대산~장군약수 갈림길~생애대~낙조대~낙조대 산장~수락계곡 주차장 7.1 km, 5시간 10분 09:35 가수원도서관 앞에서 21번 버스 15:35분 수락계곡 종점에서 21번 버스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내가 꽃피는 일이 당신을 사랑해서가 아니라면 꽃은 피어 무엇하리 당신이 기쁨에 넘쳐 온누리 햇살에 둘리어 있을 때 나는 꽃피어 또 무엇하리 또한 내 그대를 사랑한다 함은 당신의 가슴 한복판에 찬란히 꽃피는 일이 아니라 눈두덩 찍어내며 그대 주저앉는 .. 2022. 9. 7.
영동 삼봉산(3번째 버섯산행) 싸리버섯을 부탁하는 분이 있어서 나선 길.. 송이싸리나 보라싸리는 거의 보이질 않고 거의 잡싸리만.. (이틀만 소금물에 울거서 먹으면 식감은 잡싸리가 더 좋다) 최소 5kg 이상 채취했으니 작은 량은 아닌데.. 오늘도 하산하다가 엄청 큰 살모사를 밟을 뻔.. 장화를 신고 다니던지 해야지 불안하다 갈 때마다 만나니... 다음에 간다면 산막리 천만산 쪽이 될 텐데.. 오늘 삼봉산 임도를 오르다 버섯 채취하는지 감시하러 다니는 차량을 봤다 (차창을 열고 버섯 따러 오신 거 아니죠? 하고 물어본다) 돈 되는 능이나 송이 채취가 목적이 아니니까 상관없지만 약간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 영동군의 능이는 아직.. 새벽 기온이 15도 이하로 떨어져야 하는데.. 아직은 요원하다 잘 찾으면 동전만한 건 볼 수도 있겠지.. 2022. 9. 4.
9월도 저녁이면.. 9월도 저녁이면 바람은 이분쉼표로 분다 괄호 속의 숫자놀이처럼 노을도 생각이 많아 오래 머물고 하릴없이 도랑 막고 물장구 치던 아이들 집 찾아 돌아가길 기다려 등불은 켜진다 9월도 저녁이면 습자지에 물감 번지듯 푸른 산그늘 골똘히 머금는 마을 빈집의 돌담은 제풀에 귀가 빠지고 지난 여름은 어떠했나 살갗의 얼룩 지우며 저무는 일 하나로 남은 사람들은 묵묵히 밥상 물리고 이부자리를 편다 9월도 저녁이면 삶이란 죽음이란 애매한 그리움이란 손바닥에 하나 더 새겨지는 손금 같은 것 지난 여름은 어떠했나 9월도 저녁이면 죄다 글썽해진다 강연호 2022. 9. 3.
아름다운 기억의 서랍 왠지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그런 저마다의 애잔하고 누추한 기억의 서랍 하나쯤은 누구나 가슴 속에 간직하고 살아가는 법이다. 막상 열어보면 으레 하찮고 대수롭잖은 잡동사니들만 잔뜩 들어있는 것이지만 그 서랍의 주인에겐 하나같이 소중하고 애틋한 세월의 흔적들이다. 이 세상에서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어쩌면 그 사람의 서랍 속 먼지 낀 시간의 흔적들과 꿈, 사랑, 추억의 잡동사니들까지를 함께 소중해하고 또 이해해주는 일이 아닐까. 추억이란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이고 그러므로 그걸 지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모든 인간은 누구나 소중하고 아름다울 수 있으리라 나는 믿는다. -임철우의 중에서 2022. 9. 1.
장태산 휴양림 입구~형제봉~장태루~해태산~떡갈봉~해태산~숲속의 집~휴양림 입구 5 km(2시간30분) 우산쓰고 짬산행 비오는 날에 휴양림 산책하는 것도 나름 운치가 있다 폭우만 아니면.. 2022. 8. 31.
보은 속리산 산행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지겹게도 내리는 비.. 7월 장마로 시작된 비가 8월에도 오락가락 하더니 9월에도 시작부터 비슷한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젠 태풍까지 보태졌으니.. 우중산행을 참 싫어하는데 산에 가는 날을 내 맘대로 선택할 수 없는 처지라.. 나서긴 나섰으나 정말 개고생이다 팬티까지 흠뻑 젖은 채로 아무 것도 안 보이는 산을 걷는 건.. 정말 낙이 없는 산행 그나마 찌개에 넣을 버섯 조금 채취한 걸 위안 삼아야지.. 소주 몇병 마실 안주로는 충분하고 넘친다 이 정도면.. 2022. 8. 31.
월성봉 어느 시인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면 가을이다...라고 했던가? 요즘 들어 자꾸만 남도가 그립고 지리산 능선 생각이 간절하니 가을이 멀지 않은가 보다 하긴 한낮의 태양이 여전히 뜨겁지만.. 처서 지나고 부터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으니.. 100세를 눈 앞에 둔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처지라 마음대로 떠날 수도 자고 오는 것도 쉽지가 않고 1~2 시간 거리에 있는 산을 찾아서 짧게 당일 산행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가끔은 자유롭게 다니는 사람들이 부러운 건 사실이다 부러우면 지는 건데... ㅋ 수락상회~신고운능선~팔각정~월성봉~법계사 입구, 4.3km(2시간 30분) 2022. 8. 28.
금산 진악산 2번째 버섯산행 봉숭아 우리가 저문 여름 뜨락에 엷은 꽃잎으로 만났다가 네가 내 살 속에 내가 네 꽃잎 속에 서로 붉게 몸을 섞었다는 이유만으로 열에 열 손가락 핏물이 들어 내가 만지고 간 가슴마다 열에 열 손가락 핏물자국이 박혀 사랑아 너는 이리 오래 지워지지 않는 것이냐 그리움도 손끝마다 핏물이 배어 사랑아 너는 아리고 아린 상처로 남아 있는 것이냐. 도종환 진악산 보석사 천년 은행나무 주변엔 벌써 꽃무릇이 피기 시작했다 가을이 온다는 신호.. 2번째 버섯 산행은 보석사에서 영천암을 지나 음수골 임도 주변을 두어 시간 뒤지다 왔는데.. 산돼지가 파헤친 흔적만 여기저기.. 쓸만한 버섯은 별로 보질 못했고.. 잡싸리와 영지 그리고 흰턱수염버섯 조금 채취했다 음수골 너머에 꽤 근사한 잣나무숲이 있는 줄 진작에 알았다면 7.. 2022. 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