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그런 저마다의 애잔하고 누추한
기억의 서랍 하나쯤은 누구나
가슴 속에 간직하고 살아가는 법이다.
막상 열어보면 으레 하찮고 대수롭잖은
잡동사니들만 잔뜩 들어있는 것이지만
그 서랍의 주인에겐 하나같이
소중하고 애틋한 세월의 흔적들이다.
이 세상에서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어쩌면 그 사람의 서랍 속 먼지 낀 시간의 흔적들과
꿈, 사랑, 추억의 잡동사니들까지를 함께 소중해하고
또 이해해주는 일이 아닐까.
추억이란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이고
그러므로 그걸 지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모든 인간은 누구나 소중하고 아름다울 수 있으리라
나는 믿는다.
-임철우의 <등대 아래서 휘파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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