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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323

빵집이 다섯 개 있는 동네 우리 동네엔 빵집이 다섯 개 있다 빠리바게뜨, 엠마 김창근 베이커리, 신라당, 뚜레주르 빠리바게뜨에서는 쿠폰을 주고 엠마는 간판이 크고 김창근 베이커리는 유통기한 다 된 빵을 덤으로 준다 신라당은 오래 돼서 뚜레주르는 친절이 지나쳐서 그래서 나는 빠리바게뜨에 가고 나도 모르.. 2005. 4. 26.
사랑하게 되면 버스 . . . 일요일 오후 5번시내버스는 외롭고 허전하다! . . . 사람들의 가슴에 멍든 추억이 있는 건 사랑하는 사람보다 자신이 앞서 있기 때문이다. 작은 자존심이나 남의 시선 때문에 자기의 진심을 외면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낸 기억 때문이다. 사랑은 버스가 아니다. 시간 맞춰 .. 2005. 4. 26.
우리나라 최남단은 제주도다. 제주도밑에는 마라도가 있다.마라도에는 말이 살지 않기 때문에 무마도라 불리운다. 옛날 무마도에는 아주 금슬좋은 암말과 숫말이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암말이 병에 걸려 죽고 말았다. 그러자 숫말이 다음과 같이 중얼거렸다. * 할 말이 없네* 얼마 뒤 암말이 물에 떠 내려왔다. 암말이 오자마자 이번에는 숫말이 죽었다. 그러자 암말이 말했다. *해줄 말이 없네* 숫말을 잃은 암말은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며 세월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바다에서 해일이 일면서 야생마들이 몰려 오는 것이 아닌가. 이때 암말이 외쳤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젊은 야생마들과 난잡한 생활을 하게 된 암말은 어느덧 몸이 삭아 가기 시작해서 보기에도 끔찍하게 말라가기 시작했다. 이를 보다 .. 2005. 4. 17.
비는 예감을 동반한다 비는 예감을 동반한다 -이외수- 비는 예감을 동반한다. 어쩌면 오늘 그대를 거리에서 우연히 만날지도 모른다는 예감. 비록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엽서 한장쯤은 받을지도 모른다는 예감. 그리운 사람은 그리워하기 때문에 더욱 그리워 진다는 사실을, 비는 가슴이 사무치게 알도록 만든다. 이것은 차라리 낭만이 아니라 아픔이다. 봄비에게 길을 묻다 - 권대웅 봄비속을 걷다 어스름 저녁 골목길 아직 꽃이 피지 않은 담장 너머 휘파람 소리처럼 휙휙 손을 뻗어 봄비를 빨아들이는 나뭇가지들 물은 살결 벗겨내며 저녁의 몸바꿈으로 분주한데 봄비에 아롱아롱 추억의 잔뿌리 꿈틀거리는 내 몸의 깊은 골목은 어찌해야 하는 것인지 저녁 여섯시에 퍼지는 종소리는 과거 현재 미래 한데 섞이고 비의 기억속에서 양파 냄새가 나 빗줄기에 부푼 .. 2005. 4. 13.
특별한 사람은 없다 특별한 사람이란 없다.. 지금 눈앞의 저 낯 모르는 사람이 피를 콸콸 쏟는다 해도 몇 분 후면 나는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릴 것이다. 그러나 만약 어떤 계기로 그를 사랑하게 되면, 그렇게 되면 모든것은 달라진다. 그가 고개만 조금 숙여도 내 가슴은 미어질 것이며 그의 시선이 가는 방향에 따라 행복해지기도 하고 불행해 지기도 할 것이다. 특별한 사람이란 없다. 관계에 의해서 특별해질 뿐이다. 2005. 4. 10.
차라리... 나는 미쳐있었고 나에게 놀라움마저 느끼고 있었다. 내 몸 어디에 이렇게 많은 눈물을 저장하고 있었는지, 있다면 가스밸브 잠그듯 그만 잠그고 싶었다. 어쩌면 신생아실 아직 채 눈도 뜨지 못한 아이가 떠보지 못한 눈을 그대로 감아야하는 억울할 만치 안타까운 죽음처럼, 나의 채 다하.. 2005. 4. 7.
한장의 사진 잭 캘리라는 한 신문기자가 소말리아의 비극을 취재하다가 겪은 체험담이 있습니다. 기자 일행이 수도 모가디슈에 있을 때의 일입니다. 그때는 기근이 극심한 때였습니다. 기자가 한 마을에 들어갔을때, 마을 사람들은 모두 죽어 있었습니다. 그 기자는 한 작은 소년을 발견했습니다. 소년은 온몸이 벌레에 물려 있었고, 영양실조에 걸려 배가 불룩했습니다. 머리카락은 빨갛게 변해 있었으며, 피부는 한 백살이나 된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마침 일행 중의 한 사진기자가 과일 하나 갖고 있어서 소년에게 주었습니다. 그러나 소년은 너무 허약해서 그것을 들고 있을 힘이 없었습니다. 기자는 그것을 반으로 잘라서 소년에게 주었습니다. 소년은 그것을 받아들고는 고맙다는 눈짓을 하더니 마을을 향해 걸어 갔습니다. 기자 일행이 소년의 뒤.. 2005. 2. 20.
내가 한 사람을 사랑할 때는 내가 한 사람을 사랑할 때는 내가 한 사람을 사랑할 때는 그가 가진 것이나 보여 지는 것만을 보게 하지 마시고 그의 숨겨진 영혼의 무늬와 순수함을 살피게 하소서 사랑할 때는 온 마음을 다해 그의 모자람까지 이해할 수 있는 너그러움을 주시고 지나치게 확인하고 나만을 고집하지 않으며 그가 나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그도 살아가야 할 그의 인생이 있음을 잊지 않게 하소서 그가 나를 실망시키더라도 아픈 말로 상처 주며 비난하지 않게 하시고 돌아서야 한다고 그를 사랑했던 것을 부인하거나 후회한다고 말하지 않게 하시고 내 이기적인 자존심과 나약함으로 그의 가슴에 거짓 마음을 남기지 않게 하소서 사랑은 나로 인해 그를 희생시키지 않으며 사랑은 나로 인해 그가 아름다울 수 있도록 하는 것 내가 그를 사랑하는 것이 그.. 2005. 2. 19.
사랑이 지나간 자리 사람의 기억이란 알 수가 없다. 다 잊었다 생각이 들다가도 어느 날 문득 스쳐가는 사람에게서 맡게 된 향수 냄새로 인해 이젠 얼굴조차 기억되지 않는 그 사람이 가슴 저 밑바닥에서 살아 일어난다. 마치 언제나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Brian Crain - Northern Lights 2005.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