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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323

사랑은... 사랑은, 두 사람이 나란히 함께 호수를 바라보는 것, 호수에겐 성스러운 이마를 사람들에겐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여주는 것, 사랑은 고개를 숙여도 가슴을 볼 수 있고 뒷모습으로도 눈빛을 느끼는 것, 물소리 만으로 그대의 숨소리를 느끼고 자신도 몰랐던 것을 그대가 찾아주는 것, 사랑은 가장 추한 것을 보고도 가장 아름다운 것을 느끼는 것, 그대가 곁에 있어도 무장무장 외로운 것, 사랑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함께 있는 것, 호수만 바라보아도 눈물나는 것, 그러다 저녁이 되면 두 손을 잡고 돌아가는 것, 사랑은 호수가를 거닐며 함께 잠들 무덤을 생각하는 것, Michael cretu - Moonlight flower 2005. 1. 9.
고독의 이름으로 짧은 人間의 잠에서 길고도 달콤한 꿈은, 결국 슬픈 것. 차라리, 잠 못이루는 가슴의 눈물이 좋아라. 닿을 수 없는 행복의 꿈보다, 나만의 온전한 쓸쓸함이 좋아라. 외로움에 피 말라, 곧 박제될 것 같다. 하얀 비명 지르는, 깊은 밤 속에서. 안희선 2005. 1. 7.
혼자 가는 길 길을 가다 문득, 멈춰 서 주위를 둘러보면 아무도 없다 아주 오래 전부터 이것을 알았다 누구와 동행하자 말한 때도 남들이 가는 길에 들어 서 본 적도 없다 그저, 혼자, 외롭고 쓸쓸히 걸어왔을 뿐이다 왜냐하면, 죽음을 포함하여 무엇이나 그 누구도 진정한 동행자란 없기 때문이다 그것을 모르는 자가 더 외롭고 쓸쓸할 것이란 생각을 하며... 2005. 1. 1.
쳇 베이커 내 인생의 종점길 추적추적 진눈깨비 내리는 허리우드 극장 골목길을 지나 파고다 공원 벤치 위 인생은 표지의 잡지처럼 통속하거늘 한때 내 청춘도 플래카드를 들고 외쳤다 마이 퍼니 발렌타인 내가 좋아하던 것, 내가 거부하던 것, 내 피가 원하던 것 마약처럼 내 생의 전부를 지배하던 것 때묻은 트럼펫으로 내가 부는 노을은 낡은 육교 위에 머물고 구겨진 술집 사이를 떠돌고 불현듯 영화관을 나오다가 국밥을 먹으러 그 술집 들렀다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나를 아는가 오래된 벽보 속에서 색소폰을 들고 있는 한때 나도 푸른 이마로 저 세상의 정면을 향해 달려갔지 네온사인 네온사인 황혼의 네온사인이 인생의 시작인걸 불 빛에 번지는 걸죽한 내 악기 아무도 사가지 않고 바람 새는 내 입술 소리 아무도 듣지 않네 무엇을 보.. 2004. 12. 22.
내가 혼자일 수 밖에 없던 이유 돌아보면 언제나 혼자였다. 나를 사랑한다고 다가오는 사람에게선 내가 물러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서면 그가 물러났다. 나에게서 물러선 그에게 다가서면 그가 부담스러워 나를 피했고 내가 물러섰는데도 다가오는 이는 내가 피하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 늘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더 아름다웠던 것을... 내겐 늘... 곁에 있어 줄 수 있는 이보다 내가 곁에 있고 싶은 이가 필요했던 것을... 만나고 싶은 사람은 만나지지 않고 나를 만나고 싶다는 사람만이 자꾸 만나지는 어이없는 삶, 그러기에 나는 언제나 섬일 수 밖에... 돌아보면 늘 섬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섬이 왜 우는지 아무도 몰랐고 섬이 왜 술잔을 자꾸 드는지 아무도 물어주지 않았다. 파도는 오늘도 절벽의 가슴에 부딪혀.. 2004. 12. 21.
작은 완성을 향한 고백 술, 담배를 끊고 세상이 확 넓어졌다 그만큼 내가 작아진 게다. 다른 세상과 통하는 쪽문을 닫고 눈에 띄게 하루가 길어졌다 이게 바로 고독의 힘일 게다. 함께 껄껄대던 날들도 좋았다 그때는 섞이지 못하면 뒤꼭지가 가려웠다 그러니 애초에 나는 훌륭한 사람으론 글러먹은 거다. 생활이 단순해지니 슬픔이 찾아왔다 내 어깨를 툭 치고 빙긋이 웃는다 그렇다, 슬픔의 힘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한다 이젠 내가 꼭 해야할 일만 하기로 했다. 노동과 목욕, 가끔 설거지, 우는 애 얼르기, 좋은 책 읽기 쓰레기 적게 만들기, 사는 속도 줄이기, 작은 적선 지금 나는 유산 상속을 받은 듯 장래가 넉넉하다. 그래서 나는 점점 작아져도 괜찮다 여름 황혼 하루살이보다 더 작아져도 괜찮다 그리되면 이 작은 에너지로도 언젠.. 2004. 12. 21.
때로는 수채화처럼... 누구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나의 삶이 맑고 투명한 수채화였으면 좋겠다는... 내가 그려온 삶의 작은 조각보들이 수채화처럼 맑아 보이지 않을 때 심한 상실감...무력감에 빠져들게 되고 가던 길에서 방황하게 된다 삶이란 그림을 그릴 때 투명하고 맑은 수채화가.. 2004. 12. 13.
지금은 쉴 때 입니다 지금은 쉴 때 입니다 식구들 얼굴을 마주 보고도 살짝 웃어 주지 못한다면 지금은 쉴 때 입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창문을 비추는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지금은 쉴 때 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하루가 궁금하지 않고 전화도 기다려지지 않는다면 지금은 쉴 때 입니.. 2004. 12. 6.
정말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정말 소중한 것은 잃어버리고 난 뒤에야 알게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내 손안에 있을 때는 그것의 귀함을 알 수가 없고 그것이 없어지고 나면 그제야 '아 있었으면 좋을 텐데...' 그렇게 아쉬움이 남는 것이랍니다. 무엇인가 소중한 것을 잃고 난 뒤에야 아쉬움을 느껴보신 일이 있으십니.. 2004. 1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