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4888 蘭 집에 蘭을 몇개 가꾸고 있지만.. 난 그것들의 이름을 잘 모른다 한란,건란,춘란, 도요소심,관음소심,철골소심,옥화,대국,봉황... 어디선가 들어보긴 했으나 내가 키우는 난이 그 어떤 이름에 해당하는지 난 모른다 그다지 알고 싶지도 않고... 오늘 아침 물을 주며 난들이 간신히 버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하게 생기있게 자라는 게 아니라 그저 버티고 있다는 느낌... 그중 하나가 꽃대를 올리고 곧 꽃을 피울 듯 꽃몽우리가 보이는데도 반가운 마음보다 왠지 딱해보였다 오래된 분은 뿌리가 화분 위에까지 올라와 뒤틀리고 말라 있는데도 제때에 분갈이도 해주지 않았으니.. 아, 나는 난을 키울 자격이 없는 사람.. 나를 만난 식물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였다 주인 잘못 만나 고통받고 힘겨워하는 했던 것은.... 2005. 5. 7. 옥천, 뿌리깊은 나무 어느 여름날 빗물에 젖어 함초로이 반짝거리던 대나무 잎사귀와 서정적인 풍경에 젖어 한동안 눈길을 주었던 그곳을 찾아갔다 옥천에서 대청호를 끼고 보은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푸른 호수를 왼쪽으로 끼고 달리는 목가적인 드라이브 코스가 이어진다. 한참을 그렇게 가다가 대청호를 .. 2005. 5. 6. Veinte Anos/Omara Portuondo 눈 내리는 겨울 날, 시인 황동규는 펄펄 끓는 물주전자를 바라보다가 이렇게 읊조렸다. “난로 위에서 주전자 물이 노래하며 끓었다. / 노래로 사는 게 가장 위험하게 사는 것. / 노래 끊기면 / 잦아들 뿐.”(詩,‘젊은 날의 결’ 중에서) 노래로 사는 건 끓는 물주전자와 같다. 지금은 펄펄 .. 2005. 5. 6. 홍길동을 기다리며 붐비는 은행 창구, 내 곁으로 홀연히 다가온 한 할머니 천천히도 말씀하신다 총각… 내… 글을 잘 몰라서 그러는데 돈 뽑는 것 좀 도와주시오 저쪽서, 견본 보고 고대로 하라는데 당최 어려워서 말이오 네, 그러지요 하며 받아 든 할머니의 출금표, 성명란에 '홍길동'이라 삐뚤빼뚤 그려져 있다. 혹시나 싶어 펴 본 통장에는 '홍길동'이 아닌 묵은 장 내 나는 성함, 손때 가득 묻어 찍혀 있는데, 손주 생일이라 장난감 하나 사줘야겠다고 몇 번이고 말씀하신다 어느 은행에나 나타나는 홍길동 오늘은 할머니로, 내일은 누가 되어 작은 집 담장 안으로 정 보따리 던져 주고 따뜻한 발자국 찍으면서 이 동네 저 동네 출몰할런지. 번호 호출되자 학생마냥 손 드시곤 은행 아가씨와도 손주 생일 축하하고 흐뭇하게 은행을 나가시는 할.. 2005. 5. 6. 사랑은 봄비처럼... 묻지 않을께 네가 떠나는 이유 이제 사랑하지 않는다는걸 알기에야윈 너의 맘 어디에도 내 사랑 머물 수 없음을 알기에이해해 볼께 혼자 남겨진 이유이젠 나의 눈물 닦아줄 너는 없기에 지금 나의 곁에 있는건 그림자 뿐임을 난 알기에사랑은 봄비처럼 내 마음 적시고 지울 수 없.. 2005. 5. 5. 그대에게 줄 말은 연습이 필요하다 말은 거품이 된다. 말은 이슬이 된다. 말은 한줄기 빗물 한 가닥 바람으로 풀려 버린다. 나의 말은 언제나 그렇다 나의 말이, 말이 되어서 뜻으로 그에게 전해지는 법은 없다. 나의 생각은 그래서 말이 되지 못한 채 생각으로 어떤 형체나 의미를 가지고 살아나지를 못한다 나의 생각은 말이 된 적이 없다. 내 생각이 말이 되어 그에게 전해진 적이 없다. 아, 이것이 비극이다. 나의 말은 뜬구름처럼 흩어지고 물처럼 증발해 버리고 가을 낙엽처럼 말이 되기 전 마음속에 가득 살라 내리고 마는 것이다. 내 생각 속에는 그에게 전하고 싶은 말들이 큰 잔치를 이루며 붐비고 있는데 항상 그에게 전하고 싶은 간절한 말들로 웅성거리고 있는데 나는 아직 그에게 단 한마디도 전하고 싶은 말을 한 적이 없다. 나는 늘 그에게 하고.. 2005. 5. 5. 넌 넌 그 자리에서 좋은 거다 그만큼 떨어져 있는 자리에서 좋은 거다 지금 이곳에서 널 생각하고 있는 거리만큼 머리 속에서 넌 그 자리에서 좋은 거다 때론 연하게, 때론 짙게 아롱거리는 안개 밋밋한 자리 감돌며 밤낮을 나보다 한발 앞자리 허허 떠 있는 그 "있음" 넌 그 자리에서 좋은 거다 그만큼 떨어져 있는 자리에서 좋은 거다 지금 이곳에서 널 생각하고 있는 거리만큼 충만히 머리 속에서 넌 그 거리에서 좋은 거다 항상. . . . . -조병화- 2005. 5. 5. 건너고 싶은 다리 정선 임계면 고단리 2005. 5. 5. Someday, new day/Papa Winnie 2005. 5. 5. 이전 1 ··· 505 506 507 508 509 510 511 ··· 54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