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적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었습니다
내 안에서 나른하게 그리움으로 물결치는 바다를 보고 싶었습니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요 그리운 곳은 잊고 살 땐 먼듯
느껴지다가 우리가 기억할 땐 변함없는 모습으로 그곳에
있어주니 말입니다
가을여행은 마치 꿈길을 걷는 것 같았습니다
산골마을 아늑한 작은 집에서는 저녁 연기를 한줄 놓아
하늘에 올리고 토담옆 감나무에는 바알간 감이 금방이라도
툭,툭 떨어질 것 처럼 보였지요
겨울까지 버티면 까치밥이 될까...
저수지에는 가을 물고기가 살이 오르고
고왔던 단풍의 빛갈도 조금씩 조금씩 빛이 바래가고 있었습니다
비가 와서 물이 불은 강은 검푸른 빛으로 끝없이 흐르고
강과 강을 마주보고 있는 강건너 마을은 흐르는 안개
속에서 하나 둘, 불빛을 내걸고 있었습니다
하늘을 보지 않고 별을 그리워하듯,
안개가 끼고 구름에 가려 별이 보이지 않음을
'별이 뜨지 않았다' 로 치부해 버리듯,
세상의 모든 정다운 풍경들은 제자리에 있는데
우리가 찾지 않고 등돌리며 그것들이 외면하고 멀어진듯
살아가는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가을여행은 꿈길을 가는듯 아릿하고 설레임을 줍니다
바다로 가는 길에 보았던 저녁 풍경들을..
그리고 검푸른 밤바다나 등대의 불빛들을 수평선에서 사라졌다
나타나는 집어등불빛을 혼자 보긴 아까웠습니다
가을이 가기 전.. 한번
가을 여행을 다녀오시길..
그리고 가을 향기를 안고오셔서 나눠주시길...
마치 꽃잎이나 단풍잎을 손안에 넣고 훅~ 하고 날려보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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