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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想

雪夜

by 류.. 2005. 12. 19.

 

 

         

         


          지금 창 밖엔 추억 같은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습니다 쌓인 눈위에 다시 눈이 쌓이고 또 쌓이고..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술기운을 이기지 못한 나는
          몇 번이나 넘어질뻔 했습니다 길위의 사람들은 모두 어딘가로 황급히 돌아가고, 아직 갈 곳을, 만나야 할 사람을 찾지 못한 사람들도 서둘러 어딘가로 향합니다
          이 몹쓸 놈의 눈 때문에 쓸쓸한 사람이 있다면 이 눈 때문에 행복한 사람도 있겠지요 어느 집 낮은 창밖에서 연인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아직도 기다릴 사람이 있어 행복한 사람입니다 이 밤 울리지 않은 전화를 들여다보고 있다가 드디어 참을 수 없어 전화번호를 누르는 이가 있다면, 아직 전화번호를 잊지 않았다는 사실 만으로도
          그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은 창밖의 눈을 바라보며 며칠전 짧은 메세지를 남기고 먼 나라로 떠난 벗을 생각합니다. 그리움 같은, 화인 같은, 내겐 벗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로가 되는 밤입니다 2005.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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