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멀리 여행 중인 친구로부터 받은 그림엽서 한 장..
엽서에는 한번도 보지 못한 낯선 고장의 사진과 함께
누군가를 몹시 그리워하고 있는..
한사람의 내면이 실려 있었습니다
분명한건 그 그리움의 대상이 내가 아니라는 사실인데..
그럼에도 엽서가 내게로 온건..
내가 좋아서라기 보다는
직접 보내지 못한 아쉬움의 해소대상으로 운좋게(?)
내가 선택된 것으로 이해가 됩니다
해질녘이나 혹은 동터오는 아침,
생전 처음 마주하는 길을 걷다가
문득 누군가 생각난 것이겠지요
손바닥만한 그림엽서에 담기엔 그는 너무 할 말이 많았던가 봅니다
엽서에는 ... ! ?
이런 부호들이 지면을 채우고 있습니다
나도 물론 알지요
어느 낯선 도시에서 막막하게
저녁을 기다리고 아침을 맞았던 날들을..
얼마나 많은 시간,
혼자 눈뜨고 혼자 저녁을 맞으며
난 고독하지 않다고 외롭지 않다고 자신을 다독거렸던지...
혼자이기를 고집스럽게 원해서 떠난 여행이지만
가끔은 혼자라는 걸 도망치고 싶을 때
그건 엽서 몇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그 무엇이 늘 가슴에서 뭉글뭉글 솟아오르곤 하지요.
그때 나는 그것을 완벽한 독신의 기쁨으로 소화하지는 못했습니다
아프면 그냥 아픈대로 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는데
가끔은 아주 까맣게 잊고 있었던 친구가 생각나는 때도 그때였습니다
아마 내게 엽서를 보낸 그 친구도 어느 날 문득 낯선 길에서
그 같은 그리움에 발목이 잡혔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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