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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想

환절기

by 류.. 2005. 9. 10.
 
      조금은 나태해지고 싶은, 흐린 주말 아침이다 엊그제 아버지 산소를 다녀오면서 길가에 널부러져 있는 가을을 보았다 들판은 어느새 황금빛으로 변해 가고 가을바람에 낙엽이 우수수 쏟아지고 있었다 곧 산 위에서 아래까지 붉은 가을손님이 내려오겠지 나는 이럴 때 마치 그리운 사람을 기다리는 심정이 된다 계절의 열병은 환절기에 절정을 이룬다 나이와 상관없는 이 예민성, 정서불안을 나는 이해 못하지만.. 어쩌겠나? 이것은 내 의지만으로 되는게 아닌 자연현상인 것을.. 이 아침 커핏잔을 들고 컴퓨터에 앉은 건.. 날씨도 그렇고..집에서 뭔가를 글적거리기 위해서였는데 이내 생각들은 하나 둘 모두 달아나고 남은 것이 그저 '가을'이라는 단어 뿐이다 이런 주말 집을 지키고 있다는건 얼마나 어울리지 않는 일인가? 몸은 가만히 주저앉아 있기엔 원하지만 온갖 상념들이 나를 들쑤시는 데는 견딜 재간이 없다 결국 늘 하는 방식대로 할 수 밖에..
      가을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것.. 몸속 깊숙히 가을느낌을 받고 돌아오는 것.. 그것만이 해결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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