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이민간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 고교동창이었을 뿐 아니라 더 어렸을 때부터 한 동네 살았으니
- 죽마고우라고도 할 수 있는 친구..
- 이상하게도 고교졸업이후 그와는 연락이 끊어졌다
- 목사가 되어 잠시 귀국해 청담동의 모호텔에서 묵고 있다는 그와 나는..
- 잊고 지냈던 시절의 말투로 서로의 안부를 물었고
- 그간의 시간에 대해 두서없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 세월의 공백 때문인지 잠시 서먹한 시간도 있었지만
- 우린 금새 과거로 돌아갈 수 있었고.. 화제는
- 부모님 안부에서 친구들 얘기로 넘어갔다
- 누구는 어떻고 누구는 어떻게 산다는 이야기...
- 나 역시 순조로운 인생 살진 않았지만..
- 다들 왜 그렇게도 우여곡절 많은 인생들일까..
- 낯선 땅에서 온갖 궂은 일을 하다 결국엔 목사의 길의 선택한
- 그 친구의 인생역경도 만만치 않았으리라..
- 학창시절의 그는 예수와 그다지 친하지 않았으니..
- 먼저 세상 떠난 친구 얘기를 할 땐 그의 목소리가 가라앉았지만..
- 연락이 되는 친구들 소식엔 그의 목청도 활짝 살아났다
- 너무 긴 통화가 미안해 전화를 끊고 이번엔 내가 걸었다
- 우리의 이야기는 그때부터 새롭게 시작되었다
- 그와 난.. 다시 몇 십 년 전의 과거로 돌아가고
- 오지도 않은 미래까지도 염려하고 있었다 그러나
- 어려웠던 시간에 대해선 말하는 친구도 듣는 나도 힘이 들었다
- 누가 뭐래도 쉬이 건너 온 세월은 아니었음이 분명하다
- 우리가 서로의 우정을 재확인하며 새로운 다짐이라도 하듯
- 마지막으로 한 이야기는 유감스럽게도
- 옛날 어른들의 말씀을 흉내내는 것이었다
- 그래, 더 이상 불행하지 않으면 행복한 거라고...
200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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