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나서는 일은 늘 그렇듯 설레임반 걱정반입니다
내일 떠나면 나는 얼마나 많은 길을 헤매고 또 헤매야
집으로 되돌아오는 길을 찾을 수 있을까요?
거실에 펼쳐놓은 배낭을 보면서 푸른 하늘을 머리에 이고
마냥 걷는 상상을 합니다 막상 집을 벗어나면 씩씩해지지만
아직 몸은 이곳에 있는데 마음이 앞서는 바람에 출발 전
가벼운 몸살은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부대끼는 몸 컨디션을 잊어보려고 초저녁 마신 생맥주 2천에
머리까지 찌근거려 옵니다
사실 피서철의 길떠남은 그다지 즐거운 여행길은 못되지요
가는 곳 마다 수많은 인파, 그리고 차들의 행렬
내 한 몸 누울 수 있는 공간을 차지 하는데도 적지 않은 돈과
노력을 필요로 하니까요
이번 여행..
돌아올 날을 예정하고 가는 것이지만 모르지요
우연히 도착한 그곳이
집 생각을 잊게할 정도로 정겨운 곳이라면
예정보다 더 머무를 수도...
중간에 지인들과 잠시 만나는 하루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은 동해의 한적한(이시기에 한적한 곳은 없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믿고 떠나는 것이니..)
어촌의 백사장을 밟으며 보낼 듯 싶습니다
쏟아지는 별을 이불 삼아 잠을 청하고
아침이면 수평선 저편에서 솟아오르는
눈부신 태양을 보게되겠지요
무엇을 하겠다는 .. 어디를 가겠다는 뚜렷한 목적없이
그냥 발 닿는대로 마음 비우는 시간을 누리려고 합니다
숙제가 없는 여행은 출발을 가볍게 합니다
2004.7.2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