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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想

옷좀 입자

by 류.. 2004. 11. 1.

 

 



반가운 친구가 찾아와 집근처 묵집을 찾았다
묵 한그릇과 닭도리탕을 주문하고..
옥수수 동동주를 한잔씩 들이키는데..
우리가 앉은 건너편  테이블에 시골에서 금방 올라오신 듯한
나이드신 어른 한분과 젊은 부부 그리고 두 어린아이들이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식사를 하는 동안 시아버지인듯한.. 그분은 도대체
안절부절 시선을 어디에다 두어야할 지 매우 난감해 하시는 눈치다
이유인즉.. 바로 앞자리에 앉은 신세대 며느리의 옷차림 때문인데..
간신히 어깨에 걸친 가는 끈에 매달린 꽃무늬 원피스가
가슴은 물론 상체를 거의 드러내고 있었는데
민망해 하시는 시아버지의 눈치를 아는지 모르는지
신세대 며느리는 아이들과 깔깔대며 세상 모르게 열심히 밥만 먹고 있고..


더욱 한심한건..  남편이라는 녀석은 제 아내가 마냥 사랑스럽기만한지
마주보며 내내 웃기만 했다  애써 시선을 창 밖으로 던지며
식사를 하는둥 마는둥.. 어른께선 모르긴 해도 모처럼
아들이 외식 시켜 드린다고 모셔온 그 자리가 바늘 방석이었을 것이다
그 광경을 지켜본 우리 옆자리 할머니  한분도 저걸 어째? 하시면서
내내 혀를 차고 계셨으니까...


요즘 젊은 사람들 너무 옷 안 입는다
예쁜 몸매를 드러내고 싶은 마음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전철이나 사람들이 많은 공공장소엔 어김없이 눈살 찌푸리게 하는
차림을 보게 되는데 이것 한 번 생각해 볼 문제...

노출이 심한 옷을 무조건 삼가 하라는 말이 아니라
때와 장소를 가려 입는 옷차림이야말로 타인을 배려하는
기본적인 예의가 아니겠는가
대책없는 노출보다는 적당히 가린 것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왜 모를까...


200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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