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短想

개팔자

by 류.. 2004. 11. 1.

 



아파트 상가앞 도로를 걷다가
자전거 뒤에 실려가는 개를 봤다
필경 영양탕집으로 가는 것이리라..
철장에 갇힌 개..
그 눈빛에서는 절망이  절절하게 묻어나온다

개는 죽음의 냄새까지도  맡는걸까?
얼마후..
보신탕집 팔팔 끓는 국솥으로 들어가던가..
혹은 산소용접기로 까맣게 그을릴 신세가 될..
자신의 운명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철장속에서 침묵을 지키는 힘 없는 모습에
휑한 눈빛은 바라보기조차 섬뜩하다
.....

건너편 도로에
알록달록 털을 장식한 강아지 한마리를
안고 젊은 여자가 지나간다
아무 걱정도 없어보이는 행복한 강아지와..
사람의 몸보신용으로 오래지 않아 사라질
잡종개의 신세...

단순히.. 혈통탓 이나 주인을 잘못 만난 탓으로
여기기에는 너무 비정하다


배고프고 어렵던 시절,,서민들의 몸보신용으로
개를 먹던 그때완 모든 것이 달라졌는데...
사람들은 개를 먹는다 여전히..



유난히 무더워
복날 다가오는게 실감나는 날..
올 여름 사람들의 입으로 사라질 개들을
위해  미리 애도를 표하고 싶다

한잔의 소주로...


2004.7.9

 

 

 

'短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하다 죽어라  (0) 2004.11.01
옷좀 입자  (0) 2004.11.01
어려운 일  (0) 2004.11.01
K에게...  (0) 2004.11.01
Stand By Me!  (0) 2004.11.0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