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대전外)/지리산30 남원 구룡계곡 우산 없이 학교 갔다 오다 소낙비 만난 여름날 네 그늘로 뛰어들어 네 몸에 내 몸을 기대고 서서 비 피할 때 저 꼭대기 푸른 잎사귀에서 제일 아래 잎까지 후둑후둑 떨어지는 큰 물방울들을 맞으며 나는 왠지 서러웠다 뿌연 빗줄기 적막한 들판 오도 가도 못하고 서서 바라보는 먼 산 느닷없는 저 소낙비 나는 혼자 외로움에 나는 혼자 슬픔에 나는 혼자 까닭없는 서러움에 복받쳤다 외로웠다 네 푸른 몸 아래 혼자 서서 그 수많은 가지와 수많은 잎사귀로 나를 달래주어도 나는 달래지지 않는 그 무엇을, 서러움을 그때 얻었다 그랬었다 나무야 오늘은 나도 없이 너 홀로 들판 가득 비 맞는 푸르른 나무야 - 푸른 나무/김용택 꽤 많은 비가 내린 다음 날 아침의 지리산 구룡계곡.. 굉음을 내며 쏟아져내리는 폭포와 누런 황토빛의.. 2020. 7. 14. 하동 성제봉(형제봉) 청학사에서 산행을 시작하고 싶었으나 오전 중에 산행 끝내고 귀가해야할 상황이라. 부춘마을에서 차량으로 활공장으로 올라가 성제1.2봉 왕복하는 짧은 산행으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차 한대 겨우 지나다닐만한 좁은 콘크리트 도로를 8 km나 올라서 활공장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이런 너절한 도로는 합천 오도산과 하동 금오산 이후 처음이었다 지리산 주능선과 섬진강과 악양들판이 내려다 보이는 근사한 조망이 있다 해도 다시는 차로 올라가고 싶지는 않은 길이었다 내년에 청학사로 올라 평사리 최참판댁으로 내려오는 산행을 해봐야겠다 기왕이면 벚꽃 절정인 4월에.. 2020. 6. 9. 성삼재~노고단~반야봉~반선 오랫동안 나는 산길을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산이 있음에 고마워하고 내 튼튼한 두 다리를 주신 어버이께 눈물겨워했다. 아무 생각 없이 걸어가는 일이야말로 나의 넉넉함 내가 나에게 보태는 큰 믿음이었다 자동차가 다녀야 하는 아스팔트 길에서는 사람이 다니는 일이 사람과 아스팔트에게 서로 다 마음 안 놓여 괴로울 따름이다 그러나 산길에서는 사람이 산을 따라가고 짐승도 그 처처에 안겨 가야 할 곳으로만 가므로 두루 다 고요하고 포근하다 가끔 눈 침침하여 돋보기를 구해 책을 읽고 깊은 밤에 한두 번씩 손 씻으며 글을 쓰고 먼 나라 먼 데 마을 말소리를 들으면서부터 나를 맞이하는 것 알아차린다 이 길에 옛 일들 서려 있는 것을 보고 이 길에 옛 사람들 발자국 남아 있는 것을 본다 내가 가는 이 발자국도 그 위에 포개.. 2020. 6. 9. 함양 삼정산(4암자) 지리산 7 암자 길은( 3 사찰 4 암자) 마천면 음정마을에서 출발해서 도솔암,영원사,상무주암,문수암,삼불사, 약수암, 실상사를 찍고 내려오는 코스지만.. 차 세워둔 곳으로 원점 회귀하기 위해서 오늘은 삼정산을 중심으로 4개의 암자를 (영원사, 상무주암, 삼불사, 문수암) 시곗바늘 방향으로 돌았는데.. 이 코스 역시 만만치는 않았다 오르내림이 아주 심한 데다 어제 태풍 ''링링' 지나간 여파로 등산로가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아름드리나무가 허리에서 두 동강이 나서 길을 막고 있고 젖은 너덜은 또 얼마나 미끄러운지.. 전혀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12 km에 불과한데.. 7 시간이 훨씬 넘게 걸렸으니 백무동에서 천왕봉 다녀온 시간과 맞먹는다 비구름 때문에 볼 것도 없었지만 내 눈높이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석이.. 2019. 9. 8. 함양 삼봉산 오도령(773m)에서 삼봉산 정상(1,187m)까지의 거리는 3.8 km, 완만하게 해발 400m를 올라가는 능선산행이라 편안했으나 등구재(650m)에서 백운산에 오르는 약 1 시간 거리의 오르막이 제법 힘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산 하나를 넘고 7.5 km를 걸은 상태에서 다시 산 하나를 다시 오르려니 힘든 거야 당연한 것.. 지리산 주능선을 바라보기엔 삼봉산 보다 마지막 봉우리인 금대산이 훨씬 좋았다 이 구간에서 가장 지리산이 가깝고 선명하게 보였다 출발지점인 오도령에서 삼봉산까지는 빗방울이 오락가락하고 하늘이 흐렸으나.. 금대산에 도착할 무렵.. 구름이 걷이고 지리산 주능선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발가락에 물집이 잡혀서 등구재에서 중도 하산할 뻔했는데.. 힘들게 기어 올라간 보람은 찾은 것. .. 2019. 8. 23. 백무동~장터목산장~천왕봉~백무동 연중 가장 무더운 날을 골라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는 게 이젠 연례행사가 됐다 올해는 철심을 박아 넣은 발목이 부실해서 생략할까.. 아침까지 망설이다가 일단 나섰는데.. 역시 쉽지는 않았다 무덥고 다리는 쑤시고.. 산을 오르며 괜히 왔다고 후회를 수십 번.. 그렇지만 산이란 고생할수록 내려오면 더 큰 보람을 느끼는 법.. 다녀오니 무척 개운하다 구름이 걷히기를 바라며 한 30 분 앉아 있어도 답이 없더니... 천왕봉에서 내려오자마자 거짓말처럼 하늘이 열린다 참으로 변화무쌍한 천왕봉의 날씨.. 기상청 일기예보와는 별 상관이 없다 멋진 그림을 보려면 그냥 운이 좋아야 하는 곳. 장마철에 내린 그 많은 비가 다 어디 갔는지.. 백무동 계곡엔 생각보다 물이 별로 없다 오늘 걸은 거리 대략 17 km, 9시간 20.. 2019. 8. 6. 지리산 반선~와운마을(천년송) 영월 솔고개에서 봤던 소나무(솔표 우황청심환의 모델이라는) 다음으로 가장 멋진 소나무 선운사에 있는 장사송이나 괴산 삼송리 소나무도 이만은 못한 듯 하다 순전히 천년송을 보러 와운마을까지 올라간 것인데 뱀사골계곡에 물이 이 정도로 철철 넘쳐 흐르는 걸 본 게 몇 년만인지 모르겠다 올해 비가 많이 와서 계곡에 물은 많은데.. 가는 곳마다 사람이 없어서 한산하다 괴산 화양구곡도 오늘 지나친 지리산 거림계곡과 뱀사골 계곡도, 대원사계곡도 경기가 너무 안 좋아서 사람들이 잘 안 돌아다니는 것인지.. 지리산에 석이버섯이 엄청 많은지 와운마을 이집저집 석이버섯이... 반선~와운마을 왕복, 6.3 km(2시간 30분) 영월 솔고개(녹전리) 명품소나무 괴산 삼송리 왕소나무 2019. 7. 24. 산청 웅석봉 지리산 천왕봉을 가장 가까이 조망하며 걷는 재미가 있는 산...이라 들었으나 아쉽게도 어제는 구름이 지리산 연봉을 완벽하게 가리는 바람에 천왕봉은 한 번도 볼 수가 없었다 대신 북쪽의 덕유산,황매산,황석산 왕산 등과 경호강 건너 둔철산과 정수산이 눈에 들어왔다 산세가 가팔라서 곰이 떨어져 죽었다는 웅석봉... 대전. 통영고속도로를 지나가며 봤을 때 느꼈던 이미지만큼은 아니었으나 하산로가 상당히 가파른 산이었다 지루하기도 하고.. 하필 대취한 다음 날 험한 산을 골라서 땀깨나 흘려야 했다 그나마 가장 쉽다는 밤머리재에서 출발한 게 다행.. 밤머리재~왕재~웅석봉~십자봉~내리저수지 12.6 km, 6 시간 2019. 7. 24. 성삼재~노고단 다리를 다친 후 지리산에 오르기까지 무려 8 개월이 걸렸다 1 년을 예상했는데 열심히 재활운동을 한 덕분에 회복 속도가 빨랐다 오랜만에 왔다고 지리산도 화창한 날씨로 반겨준다 노고단(1,507m)에 서면 한눈에 들어오는 반야봉(1,732m)에서 천왕봉(1,915m)까지의 찬란한 연봉들.. 가는 곳마다 보이는 붉은 병꽃.. 늦게까지 남아있는 철쭉꽃 그리고 이름 모를 야생화들.. 이런 걸 다시 보는데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노고단고개에서 노고단( 0.5km) 구간을 연중 탐방예약제로.. 하루 1,920 명만 퉁 과시 킨다고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로 노고단은 주말 치고는 한적했다 그래도 입구에서 폰으로 현장 예약하느라 분주하고.. 천왕봉으로 가는 종주로는 12 시가 되자 문을 닫아걸어 버린다 노고단.. 2019. 6. 1.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