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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5월 모란

by 류.. 2009. 5. 15.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오전
        낯선 골목길 담장 아래를 걷다가
        누군가 부르는 것 같아 돌아보는 순간,
        내가 저 꽃나무였고
        꽃나무가 나였던 것 같은 생각
        화들짝 놀라 꽃나무 바라보는 순간
        짧게 내가 기억나려던 순간
        아, 햇빛은 어느새 비밀을 잠그며 꽃잎 속으로 스며들고
        까마득하게 내 생은 잊어버렸네
        낯선 담장집 문틈으로
        기우뚱
        머뭇거리는 구름 머나 먼 하늘
        언젠가 한 번 와 본 것 같은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
        고요한 골목길
        문득 바라보니 문득 피었다 사라져버린 꽃잎처럼
        햇빛 눈부신 봄날, 문득 지나가는
        또 한 생이여

         

         

        -삶을 문득이라고 부르자/권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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