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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想

날마다 이별

by 류.. 2006. 6. 14.

 

 

      바람스치는 데가
      어디 들꽃뿐이더냐
      오늘은 풀잎과 만났네
      천년 전부터 세상을 떠돌던 바람은
      등굽은 소나무 송진 내음도 기억하네
      누군가를 깊게 사랑한다는 것은
      증오하는 만큼이나 커다란 아픔이네
      먹구름이 울고 비가 내려도
      푸른 하늘은 늘 거기에 있지 않더냐

      조금은 기쁜 듯
      조금은 슬픈 듯
      그렇게 하세
      천년 전부터 바람은
      날마다 이별이었네
      날마다 이별이었네


      -날마다 이별/이길원


       

 

 

 

      해질 무렵,
      아파트 옆 산책로를 걸었다

      산책로 양쪽에 줄맞춰 서있는 느티나무를 보며
      하루가 다르게 푸른 생명으로 차 오르는걸 느낀다
      초록이 없다면 세상은 얼마나 삭막할까?


      대체로 살아있는 생명감이란 온기를 의미하는 것인데..
      왜 살아 움직이는 숲의 기운은 서늘함인가?
      나무의 영혼은 차가운 것일까?

      숲에 살고있는 것들의 영혼의 파장으로
      서늘함이 내 몸을 감싼다고 하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다
      나는 살아있는 세상 모든 영혼은 따스한 것이라 믿고 있기에..


      그렇다면 오늘따라 나를 서늘하게 하는
      저 묘한 느낌, 서늘함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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