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게도 가볍게 통칭되는 친구는 많다
그러나 가슴으로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진정한 친구는 그리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달리 말하면
내가 진정으로 만나는 친구가 되는 일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친구란 단어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움이다
아무 말 없이 오랫동안 같이 있어도 불편하지 않고 문득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편해지는 자연스러운 사람..
곁에 없어도 무심히 이름을 떠올리면서
몇 마디 안부를 묻게 되고 언제라도 어제 만난 사람처럼
굳이 의례적인 인사가 필요 없어서
자연스럽게 시간과 공간을 접게 되는 사람이다
수상한 세상에 함께 살아 갈만하다고 느끼는
감동을 주는 그런 친구는 귀하고 행복한 존재인 것이다
그런 친구를 가진 사람이라면 가진 것이 없어도 부자이고
많이 가진 사람이라면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나는 그 정도의 행복을 누릴 복은 없지만
곁에 있거나 없거나 오래 추억할
몇 사람의 친구가 있으니 그것으로 만족한다
그리고, 삭막하지 않은 가슴으로
인간이 만든 이 부조리한 세상을
좀 더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에 감사한다
........
친구가 많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자랑할 것까지는 없습니다.
자랑할 만한 것은 많은 친구를 갖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부터 신뢰할 수 있고 힘들 때 의지할 수 있는
친구를 단 한 명이라도 갖는 것입니다.
대인 관계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한 기준은
"친구가 몇 명이나 되느냐"가 아니라
"그러한 친구가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입니다.
친구를 사귀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건 질이지 양이 아닙니다.
당신에게는 그런 친구가 있습니까?
- 이호석의 <사라지는 모든 것은 아름답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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