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아갈 수 없는 어스름과
다시 돌아가기 어려운 아침
문자 메세지를 보내려다 만다
채석강 앞에서 기우뚱 미끄러진다
얼마 전부터 낯설어진
생애의 단층이 한쪽으로 기울어진다
목에 걸려 있던 휴대폰을 들어
파도의 이마를 향해 던진다
늦가을 격포는 제대로 어두워져 있다
땅끝 여기는 해발 제로
선(線)에서 점으로
내가 먼저 와 있다
천년 저쪽에서 달려온 별빛들이
다시 천년 저쪽으로 달려나간다
격포에서 격포로 망명한다
나의 근황은 이제 나만의 근황이다
내가 먼저 와 있는 것이다
이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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