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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想

사랑이라는 함정

by 류.. 2004. 11. 1.

 

 

 

 


사랑이라는 것은 일종의 호기심으로 시작된다

호기심이 많은 한 남자가 있다

그는 호기심 때문에 많은 여자들을 만나고 관찰한다

그리고 어떤 한 여자에게 시선을 오래 두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랑한다 아니 분명히 말하자면 "사랑하기로" 한다

열심히 그녀에게 관심을 갖고 자신을 보이려고 한다

처음 그녀는 그에게 별 관심이 없다

하지만 자주 만나는 사람이 되기 시작하자 연민을 갖는다

연민이 발전하여 그것이 사랑이라고 느끼게 되는 어느 날

그들은 모든 연인들이 그렇듯이 하나씩 계단을 밟아가고

서로의 기념일을 챙기고 손을 잡고 어깨를 토닥인다...

새로운 욕망의 세계에 눈을 뜨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암시를 건다 사랑은 비로소 완성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한다

 

호기심이란 그 호기심이 어느 정도 충족되면

더 이상 그 곳에 머물지 않는다 다른 쪽으로 시선이 간다

남자는 "그녀를 사랑하기로 한 사실"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렇지만 호기심으로 시작된 모든 것은 끝이 있기 마련이다

그녀는 호기심에서 시작된 관찰의 대상에서 자신이 제외되었음을 안다

그리고 그것이 처음부터 사랑이 아닐 수 있다는 것 또한 자각한다

 

관계는 지속될 수 있겠지만 사랑이 아닌 것이라면 오래 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녀는 초조해한다. 결국 그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그에게 다가갈 방법을 생각한다

그가 좋아할 일에 관심을 둔다 그의 관심사에 적극 동참하고 어느 정도 그것에 성공한다

그와 그녀는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 노력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은 노력한다 노력하는 가운데서 그들은 이전처럼 웃음을 찾기도 한다

 

그런데, 처음 설레던 그 느낌 같지는 않다 많이 쓸쓸해 한다

그리고 무언가가 하나씩 빠져있다고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사이라고 그들은 믿는다 조금 변화했을 뿐이라고

그들은 말한다 그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그녀도 그를 사랑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 믿는다

상대방은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아니 적어도 그 사랑을 배반하지 않을 거라는 걸...

 

사랑에 대해 잘 모르는 그들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불편하다

이유없이 스스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받으면서 끝없이 쓸쓸하다.

어쩌면 불행한지도 모른다 그들은 오늘도 긴 통화를 하고

가끔 싸우기도 하고 화해도 한다 그 싸움 끝에 심하게 가슴을 다치기도 하면서

헤어질 것을 심각하게 생각하면서 서로를 곤혹스럽게 한다

 

우리가 정말 사랑했던 것일까?

우리 잠시 냉각기를 갖자 말하고는

우리가 정말 뜨거웠던 적이 있었던 것일까?

스스로도 책임지지 못할 말을 불쑥불쑥 던져버린다

그리고 곧 그 상처가 얼마나 큰 것임을 알고 화해의 말을 주고 받기도 한다

만나서 손잡고 길을 걸으면서 무언의 용서를 주고받기도 한다

아마도 그들은 그렇게 사랑의 과정을 밟아갈 것이다

어쩌면 결혼이라는 것도 하게 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연인들이 그러하듯이... 그런데 과연 행복할까?

앞으로 언제까지나 행복할 수 있을까?

남녀가 만나서 사랑하고 결혼하는 과정은 비슷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지상에서는 아무도 사랑에 대해 장담할 수 없다"는 사실...

神만이 그 정답을 알고 계실까?

 

 

 

200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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