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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想

빈집

by 류.. 2004. 11. 1.

 

 

며칠동안의 외출에서 돌아오니 빈방에 불이 환하다

아, 정신도 참.. 불을 켜놓고 나갔었나 보다

가끔은 불빛 때문에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거란 착각에 빠지곤 한다

모처럼 고깃국을 끓였다 외출에서 돌아오는 날엔

나는 정성들여 한끼의 식사를 준비한다

하루 한두 끼니쯤은 건너뛰기 일수고..

요리하는 일이 무척 귀찮지만..

빈집에 오랜만에 돌아오는 날이면 난

왠지 제대로 된 식사를 하고 싶어진다

혼자만을 위한 고깃국..

며칠간 빈 속에 많은 량의 술을 마셨는데

집에 돌아와서 국물을 한술 뜨고서야

견딜 수 없이 속이 쓰림을 느낀다.

이제껏 돌보지 않고도 큰 탈 없었던 몸이..

이젠 작은 충격에도 툭하면 반항을 하고 위협을 한다

그동안 내몸은 무수히 경고를 보냈지만

나는 얼마나 무심했던가... '

 

아무리 몸이 영혼을 쉬게 하는 여관이라지만

빌려 쓰는 날까지 돌봐야지 염치도 없군' 하고

말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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