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4888

군불 때는 저녁 장마철이 되면 어김없이 바닥에서 물이 치솟는 부엌에 앉아 저녁 내내 군불을 때거나 하릴없이 청솔가지를 툭툭 꺾어 손톱 밑 때를 파거나 이런 날 아귀가 맞지 않는 문틈 사이로 온몸을 밀어내며 햇살과 그 햇살을 향해 달려드는 먼지를 구경하다 나도 문득 옹이가 많은 불쏘시개처럼 오래오래 타고 싶었다 김창균 2005. 7. 12.
일번지식당(전남 영광) [맛집 멋집] 전남 영광 <일번지> 굴비한정식 법성포 굴비의 자존심을 상에 올린다 ‘굴비를 먹지 않고서야 어떻게 영광을 가보았다고 얘기할 수 있는가.’ 이제는 하나의 브랜드가 된 ‘영광굴비’. 그 시원은 고려 태조 왕건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왕건은 현재의 법성항에 조세.. 2005. 7. 12.
구마계곡(경북 봉화) [반갑다! 여름] 경북 봉화 구마계곡 흐르는 물에 마음을 씻고…원시림 그늘에 나를 누인다 산허리 감도는 100리 물길. 그 길따라 거슬러 오른 외길 하나. 제 그림자에 놀란 송사리가 재빠르고, 멀뚱멀뚱 쳐다보는 어린 노루가 길 비키기를 머뭇거리는 때묻지 않은 자연. 6·25의 포성도 바람.. 2005. 7. 12.
헛소리 시간이 참 빠르다 더위가 시작되었구나 하면서 헐떡거리다보니 어느새 장마다 간밤 간헐적으로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술에 절은 몸을 방바닥에 붙이고 있었다 솜방망이, 그것도 잔뜩 물먹은 솜방망이 같은 몸으로.. 의식이 명료하고 몸이 정상 아닐 때, 나는 자주 숨쉬는 무생물을 .. 2005. 7. 7.
오늘잡은 고기 피래미,갈견이,쉬리,마자,중고기,모래무지,동자개 어종이 다양 2005. 7. 7.
아름다운 사람/서유석 아름다운 사람글: 헤르만 헤세 / 노래 : 서유석 장난감을 받고서 그것을 바라보고얼싸안고 기어이 부숴버리는내일이면 벌써 그를 준 사람조차 잊어버리는 아이처럼오 오오오 오 오 오오오 오 오 오오오 오아름다운 나의 사람아당신은 내가 드린 내마음을 고운 장난감처럼조그만 손으로 .. 2005. 7. 6.
Hurt/Timi Yuro I'm so hurt To things that you lied to me I'm hurt Way down deep inside me You said your love was true And wed never, ever part Now wants someone new And it breaks, it breaks my heart I'm hurt Much more than you'll ever know Darling, I'm so hurt Because I still love you so But... but, even... even though you hurt me Like nobody else could ever do I would never ever hurt... hur.. 2005. 7. 5.
은사시나무 은사시나무, 나의 사유思惟 이른 봄 마당에 은사시나무를 심었다 뿌리가 깊어지면서 이파리들은 은빛 바람을 몰고 왔다 바람불면 나는 은어 떼처럼 몸을 흔들면서 하늘로 비상했다 동터 올 때면 내 몸에 붉은 물이 들었다 한나절 나무그늘에 누워 있으면 무수한 사유思惟의 새들이 떼지어 날아와 둥지를 틀었다 가을 찬비 내리던 날 나는 신열에 몸을 떨고 서 있었다 화려한 사상思想의 잎들이 내 몸뚱이에서 비늘처럼 떨어져나갔다 그해 겨울 나는 마당 귀퉁이 은사시나무 곁에서 우두커니 하늘을 쳐다보고 서 있곤 했다 밤이면 나무가 추위에 떠는 소리가 들렸다 시린 강물소리도 먼 바람결에 실려왔다 이 계절 나무는 어떻게 나이테를 만들고 있을까 새벽이면 나는 발 시린 나무 곁에 서서 하늘로 치솟기만 했던 사유의 가지들이 성장을 멈추.. 2005. 7. 2.
Hymn/Bill Douglas .............. 사랑하는 이여 나 아직 스무 살 첫 입맞춤의 추억 잊지 않았습니다 폭염 아래 맨발로 걷고 또 걸어 눈부신 바다에 이르렀을 때 무릎 꺾고 뜨겁게 껴안은 당신의 숨소리 잊지 않았습니다 곽재구 -'밤 편지' 중.. 2005. 7.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