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4895 모항에 가면 모항에 가면.. 그 바다앞에 서는 것만으로도 외롭다 모항의 바다는 내게 외로움이 무엇인지를 가르친다 가로등 몇 개를 제외하면 인적 없는 모항의 밤은 늘 적막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나는 그런 이유로 기꺼이 먼길을 마다 않고 찾아가지 않았는가 해안선을 따라 내려가면 하얀 등대가 불을 밝히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민박집 좁은 방에서 듣는 파도소리.. 문을 열고 들어와 내 곁에 나란히 누워 잠자는 바다 늦은 밤.. 바다는 내 곁에서 곯아떨어지고 나는 살며시 발끝을 세워 드넓은 바다의 품으로 걸어나갔다 방파제에 달려와 부딪히는 또 다른 바다가 나를 유혹했다 새벽..눈을 뜨자 곁에서 코를 골던 바다는 온데간데 없고 나는 때묻은 꽃무늬 이불을 끌어안고 있었다 2006. 4. 22. 비오는 창가에서 표하기 힘든 행복감이 제 마음에 느껴집니다 쓸쓸하던 실내 비에 젖은 유리창 무겁게만 들리던 시계 소리가 갑자기 아름답게 조화됩니다 당신께서는 우표 한 장이 나를 수 있는 일상의 편지를 주셨지만 저로서는 비할 바 없는 환희를 선사 받은 것입니다 만년필, 잉크보다도 먼저 챙기셨을 그 귀한 시간 당신의 말씀 구절 구절은 이렇게나 제 삶을 포근하게 합니다 침묵처럼 둘리운 여백에서도 느껴지는 당신의 사랑 이 세상 어딘가에 당신이 계신다는 생각만 해도 제 행복은 가득히 살아납니다 2006. 4. 21. 토스티, 최후의 노래 L'ultima canzone 토스티 / 최후의 노래 Tosti, Francesco Paolo 1846-1916 L'ultima canzone Jose Carreras, Tenor M'han detto che domani, Nina, vi fate sposa, ed io vi canto ancor la serenata! La, nei deserti piani, la, ne la valle ombrosa, oh quante volte a voi l'ho ricantata! "Foglia di rosa, o fiore d'amaranto, se ti fai sposa, io ti sto sempre accanto." Domani avrete in.. 2006. 4. 21. 저물 무렵 저물 무렵 그애와 나는 강둑에 앉아서 강물이 사라지는 쪽 하늘 한 귀퉁이를 적시는 노을을 자주 바라보곤 하였습니다 둘 다 말도 없이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지만 그애와 나는 저무는 세상의 한쪽을 우리가 모두 차지한 듯 싶었습니다 얼마나 아늑하고 평화로운 날들이었는지요 오래오래 그렇게 앉아있다가 보면 양쪽 볼이 까닭도 없이 화끈 달아오를 때도 있었는데 그것이 처음에는 붉은 노을 때문인 줄로 알았습니다 흘러가서는 되돌아 오지 않는 물소리가 그 애와 내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이는 동안 그애는 날이 갈 수록 부쩍 말수가 줄어드는 것이었고 나는 손 한번잡아주지 못하는 자신이 안타까웠습니다 다만 손가락으로 먼산의 어깨를 짚어가며 강물이 적시고 갈 그 고장의 이름을 알려주는 일은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자랑이었습니다 강.. 2006. 4. 21. 환청 비가 오고 있었나 새벽녘 잠을 더욱 혼곤하게 하는 저 소리... 샤워기로 물줄기를 내뿜는 소리 같기도 하고. 새떼들의 날개짓 같기도 한 소리... 한적한 바다의 파도소리가 저럴까...아니면 여름날의 수수밭을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저럴까.. 밤잠을 설쳐서 비몽사몽 속을 헤매는 내게 의문의 음향은 주제없는 토막난 꿈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바닷가... 나는 퍼드득 일제히 날개를 펼치며 느린 그림으로 비행을 시작하는 새떼들의 움직임을 보고 있다. 나는 경쾌하게 쏟아붓는 소나기 속을 우산도 없이 뛰어간다 수수꽃이 핀 밭을 지나가는데 바람이 불어 우수수... 길을 열어 주고 있다 ..... 휴대폰 얼람이 울려 제멋대로 흩어져 돌아다니는 꿈 속의 나를 불러 모은다 재미 없는 일상을 준비할 시간이.. 2006. 4. 20. 은둔의 땅...답양 옥천군 안내면 답양리.... 대청호에서도 한참을 더 들어가는 오지.... 비포장도로를 지루할 정도로 달려야 나타나는 이 마을을 찾는 사람이 의외로 많았다... 고개에서 내려다본 답양마을 오랜만에 이런도로를 달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물이 이렇게 맑으니... 다시 찾았을 때도 포장이 안되어 있기.. 2006. 4. 19. 적벽교(금산) 적벽교.. 차한대 간신히 지나길 정도인 이다리는 늘 불안... 올 장마를 무사히 넘길까? 2006. 4. 19. [스크랩] Bonnie Guitar - Guilty Bonnie Guitar - Guilty I've been accused convicted and condemned The trial's over and now I face the end Is this your way of telling me we're through When all I'm guilty of is loving you You were the judge the jury all in one You found me guilty and now my terms begun I must confess I've never been untrue And all I'm guilty of is loving y.. 2006. 4. 19. 강물과 나는 맑은 날 강가에 나아가 바가지로 물에 비친 하늘 한 자락 올렸습니다 물고기 몇 마리 구름 한 송이 새소리도 몇 움큼 건져 올렸습니다 한참동안 그것들을 지고 돌아오다가 생각해보니 무래도 믿음이 지 않았습니다 이것들을 기르다가 공연스레 죽이기라도 하면 떻게 하나 나는 걸음을 돌려 시 강가로 나아가 그것들을 강물에 어 넣었습니다 물고기와 흰구름과 새소리 모두 강물에게 돌려주었습니다 그날부터 강물과 나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2006. 4. 19. 이전 1 ··· 442 443 444 445 446 447 448 ··· 54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