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리는 것은
살아갈수록 내가 작아져서
내 눈도 작은 것으로만 꽉 차기 때문이다
먼데서 보면 크높은 산줄기의 일렁임이
나를 부르는 은근한 손짓으로 보이더니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봉우리 제 모습을 감춘다
오르고 또 올라서 정수리에 서는데
아니다 저어기 더 높은 산 하나 버티고 있다
이렇게 오르는 길 몇번이나 속았는지
작은 산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나를 가두고
그때마다 나는 옥죄어 눈 바로 뜨지 못한다
사람도 산속에서는 미물이나 다름없으므로
또 한번 작은 산이 백화산 가리는 것을 보면서
나는 이것도 하나의 질서라는 것을 알았다
다산은 이것을 일곱살 때 보았다는데
나는 수십년 땀 흘려 산으로 돌아다니면서
예순 넘어서야 깨닫는 이 놀라움이라니
몇번이나 더 생은 이렇게 가야 하고
몇번이나 더 작아져버린 나는 험한 날등 넘어야 하나
-이성부시인의 "내가 걷는 백두대간 133"
지난 주 구곡산과 마찬가지로 지리산 조망보기 산행..
새벽에 가는 비가 내려서 기대는 안 하고 갔지만.. 비는 일찍 그쳤으나
역시 조망은 꽝이었다 그래도 은근히 고속도로 차량정체를 걱정했는데..
전혀 막히지 않아서 편하게 돌아왔다
등로가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고.. 높이(761m)에 비해선 조망도 괜찮은 산.
산행거리가 짧다는게 흠이지만.. 옆에 있는 바랑산과 연계해서 걸으면
대략 10 km로 하루 산행으로 적지라고 할 수 있겠다
대전통영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 30분이면 오휴마을에 도착하니.. 그다지 멀지도 않고..
큰힘 들이지 않고 편안히 걷다 오고 싶은 날에 찾기 좋은 산.
앞으로 일주일이면 능이시즌도 거의 끝.. 송이는 아직 한달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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