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을 만든 이들이 누구인지를 나는 안다
이렇게 길을 따라 나를 걷게 하는 그이들이
지금 조릿대발 눕히며 소리치는 바람이거나
이름 모를 풀꽃들 문득 나를 쳐다보는 수줍음으로 와서
내 가슴 벅차게 하는 까닭을 나는 안다
그러기에 짐승처럼 그이들 옛 내음이라도 맡고 싶어
나는 자꾸 집을 떠나고
그때마다 서울을 버리는 일에 신명나지 않았더냐
무엇에 쫓기듯 살아가는 이들도
힘이 다하여 비칠거리는 발걸음들도
무엇 하나씩 저마다 다져 놓고 사라진다는 것을
뒤늦게나마 나는 배웠다
그것이 부질없는 되풀이라 하더라도
그 부질없음 쌓이고 쌓여져서 마침내 길을 만들고
길 따라 그이들 따라 오르는 일
이리 힘들고 어려워도
왜 내가 지금 주저앉아서는 안 되는지를 나는 안다.
- 산길에서 / 이성부
태백산.. 지난 겨울 몇번이나 가려고 시도는 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취소되고 연기되고 그러다보니
해를 넘기고 말았다 마침 태백산 철쭉축제라는 조금은 식상한 타이틀로 사람을 모집하는 산악회가 있어서
며칠 전 지리산 산행의 피로가 완전히 해소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버스를 탔다 지리산과는 달리 너덜이 거의
없는 푹신한 흙산.. 철쭉은 거의 져버린 상태였지만.. 날씨가 끝내줬고 일요일치곤 사람도 없어서 오랜만에
편안하고 기분좋은 산행을 했다 눈을 뒤집어쓴 주목 사진은 자주 접했는데... 유월에 보는 주목도 나름 신선했다
다른 산에서는 보기 힘든 주목 군락지 그리고 돌로 만든 천제단.. 여러모로 독특한 분위기가 있는 산이었다
백두대간길 화방재에서 시작해서 정상인 장군봉과 천제단 그리고 부쇠봉과 문수봉,소문수봉을 지나 당골광장
으로 하산하기까지 대략 12km, 높은 산임에도 산세가 순해서 4 시간이면 충분했다
왕복 차 시간 6시간..
차타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피곤했지만.. 만족스러운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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