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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우울한 날의 사랑

by 류.. 2008. 10. 13.



 

       
    우울한 날의 사랑 
     송해월
    사람의 마음에 온도가 같을 수 없듯
    내가 네게로 가는 몸 짓으로
    너도 그렇게 내게 오라 할 수 없겠지
    사람이 사람을 욕심내는 일이
    부질 없는 일인 줄
    알면서도 바보같이 욕심을 내었구나
    내가 너를 처음 사랑하기 시작한 날
    무엇 때문이었는지 모르지만
    나는 가난한 여자가 되어
    맨발로 네 가슴 속에 걸어 들어가고 싶었다
    잎을 채 떨어내지 못한 싸리나무 위를
    불어가는 바람이
    발 밑으로 구슬처럼 쏟아질 것 같은 저녁
    오늘도 나는 너의 이름으로
    내 심장을 종잇장처럼 얇게 져며 낸다
    베이는 줄도 모르게 붉은 심장 예리하게 베이고 나면
    그제야 서늘해져 몸서리치고
    심장으로부터
    전신으로 스며 나오는 투명한 피
    소름 돋는 세포마다 흐느끼는 소리 온 몸에 귀를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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