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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想

혼자가 부럽다고?

by 류.. 2007. 3. 10.

 


나보고 부럽다고 하는 사람들..
배우자가 있고 아이가 있는 사람들이 나에게
그런 말을 할 때  은근히 화가 난다
내가 갖지 못한 보물을 옆에 두고도
더 채워야 할 무엇을 내게서 그들은 탐한다는 것일까?

그들이 나 같은 사람에게서 부러움을 느끼는 것은
분명 혼자 사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아니 누릴 수 있다고 믿는..

'독신자의 자유’일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독신자의 자유는 갈망할지언정 독신자의 고독은 사양한다
애당초 그런 갈망이 가능이나 한 걸까?
자유와 고독.. 이것은 그 어느 한쪽만을 소유할 수가 없다
그들이 자유를 갈망하며 나를 부러워하고 있음은
가슴 아픈 고독을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고생은 사서라도 하라지만
굳이 만들어서까지 아픔을 겪을 필요가 있겠는가

사람들은 그만큼 행복한 욕심쟁이인지도 모른다
무슨 일이든 예측과 체험은 엄청난 차이를 지닌다
예측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경험은 깨달음을 가르쳐 준다


소유하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이나 소유된 것에 대한 하찮음은
어쩔 수 없이 사람이 지니는 모순된 표리여서 나는 또 나대로
그들이 부러울 수밖에 없다
......

 

 

 

요즘같은

환절기엔 난 으레 감기로 고생을 한다
심할 때는 열흘씩 앓기도 하는데 헛것이 보일 때도 있다
비몽사몽으로 귀신에게 끌려다니며 헛소리를 하는데 아무도
나를 구해주지 않는 캄캄한 밤은 지옥이다

특히 명절, 연휴기간엔..


몸이 아플 때마다 이상한 고집이 생긴다
누구에게 도움을 청하기가 싫다
아프다고 말하면 오지도 않으면서 자꾸 전화만 해댄다
자다가 깨서 전화를 받으려면 오히려 더 귀찮기만 하다
매번 신세 지기도 미안한 일이다
아픈 것도 계절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가을에 병이 나면 더 처량하다

 

모든 걸 혼자서 처리해야 한다는 사실이 삶의 무게로만 느껴진다
짐은 어깨를 짓누르고 자유는 소멸되고 없다
.....

 

 

스트레스가 견디기 어려울 지경에 이르러 복받치는 감정이

위험수위에 도달하기 전에.. 나는

혼자서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나간다
앞이 확 트인 물가에서 낚싯대를 던지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그냥 시골길을 걷기도 한다
비용이 많이 드는 일도 아니니 이것 만큼은
마음껏 자주 즐기려고 한다
혼자 보내는 시간 치고는 가장 행복한 시간을...

게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만은 구애를 받지 않는다


솔로들에게 부러워할 만한 게 있다면 아마도 이런 정도가 아닐까..

내가 모르는 다른 무엇이 또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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