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글

나무들은 그리움의 간격으로 서있다

by 류.. 2006. 10. 13.
 


 

 

 

        침엽수들이 적당한 간격으로 서있다

        나무들은 적당한 간격으로 서있어야 살기가 편하다

        '그리움의 간격'인데

        너무 붙어 있으면 싸우게 되고, 너무 멀리 떨어지면 관계가 없어진다

         

        나무들은 너무 가까이 뿌리에서는 양분과 수분의 쟁탈전이 일어나고

        줄기에서는 서로 햇볕을 많이 받으려고 키 경쟁을 한다

        하지만 너무 떨어져 있으면 서로 의지할 것이 없어

        비바람에 쓰러지거나 제대로 크지 못한다

         

         

        임도 주변에는 소나무, 잣나무, 낙엽송 같은 침엽수들이

        적당한 간격으로 서있다

        내가 "적당한 간격으로 서 있으니 나무들 살기가 참 편안하겠구나"

        하니 일행이 묻는다.

        "적당한 간격이란 얼마만  한 간격인가요?"

        "응. 그리움의 간격이지. 너무 붙어 있으면 싸우게 되고

        너무 떨어져 있으면 관계없음이고"

        어느 시인이 "겨울나무는 그리움의 간격으로 서 있다"고 한 말을

        슬쩍 바꾸어 써먹은 말이긴 하지만 썩 괜찮은 표현이다.

         

        적당한 경쟁과 공존의 조화, 그것이 그리움의 간격이다

         

         

        -우종영의 '게으른 산행' 중

         

         

         

         

        SECRETS OF MY HEART ( Ernesto Cortazar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