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7시
하루 중에 가장 좋아하는 시간..
꺼리낌 없이 마실 수 있는 술시의 시작..
해가 긴 여름에도
적당히 노을 지고 어둠이 덮히는 저녁나절
컴컴하지도 않고 환하지도 않은 일곱시..
저녁 약속시간도 여섯시면 이르고
여덟시면 늦으니 일곱시가 적당하게 좋다
푸르게 짙어가는 어둠 속에 노란 달이 뜨고
새떼들이나 사람들도 둥지를 찾아 안온한 휴식을
취하는 시간 일곱시...
그 시간 그리운 이에게 전화가 걸려온다면,
먼곳에서 차를 타고 일곱시에 도착한다면,
고속버스 터미널이나 역전에서 기다린다면,
싱그러운 바람 한자락을 이끌고 그리운 이가 나타난다면
참으로 행복했다
......
언젠가부터 일곱시의 설레임이 없어졌다
약속시간을 굳이 일곱시로 하자고 우기지도 않는다
일곱시에 사람을 만나도
무심하게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
예전처럼 설레는 일곱시를 맞이할 수 있을까
어둠이 흩뿌린 길목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다
발걸음 소리 죽이고 두손으로 눈을 가리고
누구게! 하고 장난을 칠 수 있을까
여전히 저녁 일곱시는 찾아오는데
이젠 전혀 감흥이 없다는 게 쓸쓸하다
그리고 그립다
작고 사소한 것에 목을 메던 시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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