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내에서 강진으로 가는 길..
뜨거운 8월의 태양 아래
나는 서있었다
갈 곳이 막연해서가 아니라
찬란한 정오의 햇빛과
정지된듯 고요한 옥정호의 깊은 푸름에
나를 유추해 보는 시간이
얼마나 복된 일인지 알 듯 해서다
풍경은 기다림 끝에 있으며
그것은 꿈을 전제로 하는 자연의 흐름에 다름 아니다
저 풍경 속에서 미움이나
증오를 떠올리는 사람은 결코 없을 터
흐르는 것은 흘러서 아름답고 멈추는 것은 멈추어서 아름답다
나는 옥정호가 바라보이는 산자락에
내 소유는 아니어도 상관없는 오막살이 한채 갖고 싶다
욕심내고 싶은 것이 있다면 햇살 많은 곳에
나지막한 산들과 호남의 푸른 들녘의
사계를 담을 수 있는 창이 큰 거실 하나...
섬진강댐 위에서 나는
건너편으로 보이는 작은 민가 몇 채를 부러워하며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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