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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想

풍경 하나

by 류.. 2006. 8. 5.

 

 

 

 

         

        산내에서 강진으로 가는 길..


        뜨거운 8월의 태양 아래
        나는 서있었다
        갈 곳이 막연해서가 아니라
        찬란한 정오의 햇빛과
        정지된듯 고요한 옥정호의 깊은 푸름에
        나를 유추해 보는 시간이
        얼마나 복된 일인지 알 듯 해서다

        풍경은 기다림 끝에 있으며
        그것은 꿈을 전제로 하는 자연의 흐름에 다름 아니다
        저 풍경 속에서 미움이나
        증오를 떠올리는 사람은 결코 없을 터
        흐르는 것은 흘러서 아름답고 멈추는 것은 멈추어서 아름답다


        나는 옥정호가 바라보이는 산자락에
        내 소유는 아니어도 상관없는 오막살이 한채 갖고 싶다
        욕심내고 싶은 것이 있다면 햇살 많은 곳에
        나지막한 산들과 호남의 푸른 들녘의
        사계를 담을 수 있는 창이 큰 거실 하나...

        섬진강댐 위에서 나는
        건너편으로 보이는 작은 민가 몇 채를 부러워하며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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