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집 하면 떠오르는 자연속의 이미지를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계곡물과 하나로 아름다이 자리한 찻집. 다강산방은 오늘도 그렇게 찾는 이들을 반가이 맞는다.
오솔길 51미터는 걸어야 한다. 겨우 찾은 간판을 따라 어느 시인이 읊은 것처럼 그렇게 골짜기를 내려가면서 먼저는 시원한 계곡물 소리에 귀를 빼앗긴다. 그리고 불쑥 펼쳐지는 계곡물에, 정겨운 그 골짜기의 정경에 다음으로 눈을 빼앗긴다. 찻집을 들어서면서는 올망졸망 도란도란 야생초의 아름다움에 빼앗겼던 눈을 다시 빼앗긴다. 그리고 겨우 여유를 찾으면 은은한 나무향과 향긋한 차향에 이번에는코를 빼앗긴다.
모르면 찾을 수 없는 계곡 옆에 그림처럼 자리한 찻집이다.
찻집의 실내에서건 실외에서건 계곡이 보이는 자리에서 담소와 함께 마시는 한잔의 차는 한동안 그의 마음을 떠나지 못할 것이다. 눈을 커지게 하는 수림석이며 꽃돌등의 수석은 바깥주인 김재호 씨의 마음이다.
모르면 찾을 수 없기에 지인들만의 안식처이리란 생각이었으나, 비록 깊은 산골에 뿌리를 내리더라도 은은한 난향은 천리를 간다고 입소문으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어 쉼터를 찾는 도시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단아한 야생초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안주인의 미소와 함께 찻집을 완성한다. 한번 찾으면 다시 찾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그런 정겨움이 다강산방에는 곳곳에 널려 있다.
수입원을 겸한 일생의 보금자리를 찾아 전국을 헤매다 한눈에 반하여 자리잡은 것이 5년 전이다. 집을 꾸미고 있는 모든 것이 평소에 자신들이 각지에서 직접 수집, 기르고 아끼던 것들이기에 모두가 사연을 담고 있어 애착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다듬은 찻집을 설명하는 내외의 눈에는 사랑이 가득하다.
그런 김재호 씨를 지인들은 그래서 괄호밖 선생이라 부른다. 그러한 생각은 안주인 기종희 씨 또한 하나이다.
"차 인구가 늘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여기에는 물론 차선생님들의 공헌도가 높지만, 좀더 편안하게 차를 보급해야 할 것입니다."
그럴 것이 어디를 가고 싶다고 마음만 맞춘다면 그대로 훌쩍 떠나버리는 내외인 것이다. 올 여름에 섬을 찾은 것만도 열손가락을 헤아린다.
의식(衣食)을 비롯한 다른 모든 것에는 욕심이 없으면서 야생초와 수석, 그리고 여행에는 한껏 욕심을 부린다. 멋진 경관을 아우르는 따뜻한 자리, 찻집 다강산방의 진짜 멋은 아마도 거기에서 찾을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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