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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by 류.. 2006. 2. 15.

 


 

 

둘레에서
바라보는 사랑과
사랑 한가운데서
바라보는 사랑은
전혀 다르다

살아 있는 내가
죽어 있는 나에 대해서도
그렇게 밖에 보지 못한다면
무엇 때문에 살아야 하는가

왜냐하면
내 삶은 죽음을 인식하는 일
내 욕심으로 사랑을
삶의 울타리 안으로 밀어넣는
노력 외에 다른 것이 아니므로

어느 날 사랑이
나비 날개보다 더 가벼운
내 등허리에
오래 녹슬지 않는
핀을 꽂으리라

그래도
사랑으로 스미는
쓸쓸한 날의 기쁨
내 두 눈이 비탄으로
내 삶을 적실지라도..
 


이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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