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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들의 길

by 류.. 2006. 2. 15.

 


          2월의 산에 올라가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우리가
          가만히 제 자리에서 서 있는 것 하나로도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가를 안다


          드문드문한 잔목 사이
          바위틈 마다 메아리 숨쉬고
          지난 추위에 까맣게 탄 화산재 같은
          흙을 밀치고
          파릇한 봄이 다시 살아나는
          2월 산에 올라가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존재로
          우리가 가만히 제 자리에 서 있는 것 하나로도
          얼마나 무서운 힘을 가졌는가를 안다
          눈부신 실록의 주인임을 안다

           

           

           

          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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