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산에 올라가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우리가
가만히 제 자리에서 서 있는 것 하나로도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가를 안다
드문드문한 잔목 사이
바위틈 마다 메아리 숨쉬고
지난 추위에 까맣게 탄 화산재 같은
흙을 밀치고
파릇한 봄이 다시 살아나는
2월 산에 올라가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존재로
우리가 가만히 제 자리에 서 있는 것 하나로도
얼마나 무서운 힘을 가졌는가를 안다
눈부신 실록의 주인임을 안다
문정희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을 문득 이라 부르자 (0) | 2006.02.26 |
---|---|
집으로 가는 길 (0) | 2006.02.17 |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0) | 2006.02.15 |
그리움의 길에 서서 (0) | 2006.02.13 |
바닷가 버스 정류장 (0) | 2006.02.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