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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들과의 결별

by 류.. 2006. 2. 10.

 

 

   시간이 다 되어   
   그대가 떠났습니다   
   그대와 함께 했던 시간들은    
   그대를 떠나보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회한이 없겠습니까만   
   그 중의 아름다운 기억들만   
   간직하기로 했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대가 내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나는 벌써 다 잊은 것들입니다   
   그런 것들로 그대의 영혼이 잠시라도 평온을 잃을까   
   나는 오히려 걱정입니다  

   나는 그대가 준 마음 하나   
   그 자리에 남겨두겠습니다  
 

   우리를 묶고 있던 긴 터널은

   이제 끝났습니다  
   갑자기 낯설어진 햇빛이   
   나의 혼자임을 일깨워줍니다   
   나는 나의 길이 어떤 것인지   
   아직 모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산다는 것은 어느 시점에서나   
   늘 그런 것이겠기에   
   나는 여기서 다시 시작할 것입니다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낯선 것에 대한 희망도 있습니다  
 

   시간이 다 되어 
   이제 내가 그대를 떠나겠습니다  
   시작한다는 것은 늘   
   떠나보내는 것이었습니다
 

 

 

   -박 정원,익숙한 것들과의 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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