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短想

낙화

by 류.. 2005. 4. 19.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 터에 물 고인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이형기,'낙화' 동학사 주변은 온통 꽃천지.. 추웠던 날씨 탓인지.. 갑자기 기온이 오르자 기다리던 꽃들이 순서를 기다리지 못하고 한꺼번에 피어났다 목련, 개나리, 진달래,벚꽃,배꽃 한쪽에선 철쭉이 반쯤 꽃잎을 열고, 라일락과 조팝꽃이 드분드문 피어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역시 압도적으로 많은 꽃은 벚꽃인데 햇살이 눈부신 한낮, 만개한 벚꽃들은 얼마나 화사하고 탐스러운지 제대로 쳐다볼 수 없을 지경이다 바람이 불 때마다 쉬지 않고 떨어지는 꽃잎.. 사람들은 공중에 손을 뻗어 꽃잎을 잡아보려는 듯 이리 뛰고 저리 뛰지만 마치 눈에는 보이나 손에는 잡히지 않은 안개처럼 꽃잎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 달아나곤 한다 꽃피는 날은 짧다고 했던가, 그래서 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아우성일까?
             


            
            

          '短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엇일까?  (0) 2005.05.02
          봄날은 간다  (0) 2005.04.27
          아무도 없는..  (0) 2005.04.17
          아름다운 그림..  (0) 2005.04.13
          봄비 내리는 밤..  (0) 2005.04.1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