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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 터에 물 고인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이형기,'낙화'
동학사 주변은 온통 꽃천지..
추웠던 날씨 탓인지..
갑자기 기온이 오르자
기다리던 꽃들이 순서를 기다리지 못하고 한꺼번에 피어났다
목련, 개나리, 진달래,벚꽃,배꽃
한쪽에선 철쭉이 반쯤 꽃잎을 열고,
라일락과 조팝꽃이 드분드문 피어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역시 압도적으로 많은 꽃은 벚꽃인데
햇살이 눈부신 한낮, 만개한 벚꽃들은 얼마나 화사하고 탐스러운지
제대로 쳐다볼 수 없을 지경이다
바람이 불 때마다 쉬지 않고 떨어지는 꽃잎..
사람들은 공중에 손을 뻗어 꽃잎을 잡아보려는 듯 이리 뛰고 저리 뛰지만
마치 눈에는 보이나 손에는 잡히지 않은 안개처럼
꽃잎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 달아나곤 한다
꽃피는 날은 짧다고 했던가,
그래서 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아우성일까?
短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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